코로나19, 인내심이 필요했다.
장애로 인한 극한 통증이 견디기 어렵다. 2월 25일, 서울재활병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 해당 병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기적인 물리치료를 받던 나 역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근육의 강직으로 인해 통증을 버텨내는 것은 생각보다 무리였다. 다른 병원에도 가봤지만 사정을 듣고 “죄송한데 우리 병원에서 치료가 어려워요.” 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나도 이 말은 바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집돌이가 된 나는 매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작은 효과라도 있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근육의 강직으로 인해 매일 찾아오는 극한 통증을 계속해서 참아 내야만 했다. 대구에 사는 한 중증장애인은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격리된 삶을 살며 제대로 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 대구시에도 장애인의 활동지원제도가 있겠지만, 지역마다 바우처 제도의 격차가 큰 건 사실이다. 물론 개인의 삶에 다양한 변수가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조차 장애당사자가 ‘어쩔 수 없는’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참 어렵다.
장애인에게 자가격리는 ‘더욱 힘들어진 특수한 상황을 오롯이 혼자서 견뎌내는 것’이다. 아무리 도움을 자청한 봉사자와 활동지원사가 있다고 해도 재난은 재난이다. 누군가가 올 때까지 컵라면만 먹는 사람이 있고, 이 조차도 어려운 사람 있다. 최중증장애인은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자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활동지원사가 마스크, 의약품, 식품을 챙겨서 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한다. 혼자 밥을 못 먹거나 화장실을 못 가는 분들이 그때까지 살 수 있을까?
서울에 거주하는 다른 장애당사자들도 지금의 모든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을지 생각하면 먹먹하다. 나 역시 제때 밥을 못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갈 수 없다.
김삼식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