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답답할까?

by 서부 글쓰기모임

2020년 봄. 모든 사람이 답답하고 죽고 싶도록 코로나 재앙은 너무 힘들었다.


나 역시! 코로나19 때문에 우울감이 마구마구 밀려왔다. 사실 최근에도 글쟁이가 된 걸 후회한 적이 있었다. 사람들과 얘길 해야지 뿌리를 잡고 줄기도 세워야 이파리를 키우는 맛도 나고 싱싱한 열매가 열리게 된 것처럼 싱싱한 글감도 나온다.


다들 그렇다.


한동안, 인간 관계성이 없으니까 코로나19 우울감도 극 상승하면서 일상생활이 이랬었나 느꼈다. 나는 글도 쓰기도 더 귀찮고 생활 패턴도 얼어 버렸다. 사람마다의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 있어 내가 함부로 말을 못 한다. 그러나 2020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던 사람들께 미안한 소리 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 이날에는 각종 행사를 하는데 제40회는 온라인 행사 밖에 할 수 없었다는 게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하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장애인의 날 주간이 되면 여러 행사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냥 취재로 삼아 비장애인들이 미처 장애인 편의시설, 행사에 불편한 점. 좋은 점을 당사자로서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제법 괜찮을 정도로 2~3년을 글로 기록하면서 사람 관계도 좋아졌다. 나만의 포인트도 점점 넓게 보였고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넓게 보였던 포인트는 계속해서 한 꼭지로 가고 있었다. 그 원인과 이유는 잘 모르지만 내 기록에는 같은 단어, 같은 감정이 반복되고 있었다.


한번 생각을 해볼까?

기념일은 매년 같은 날짜에 맞추어 기념하는 날. 축하하거나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만큼 모든 장애 부모님. 장애인. 활동지원사. 복지시설 종사자. 이들이 축하를 받아야 하는데 왜! 우리들의 장애 특성, 기구 이용법을 그들에게 알려야 하는가? 어딘가에서는 부스 중에 '비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면허증 체험'도 있었는데 불필요한 부스인 것 같았다. 취재하면서도 내게 설득이 안 되었다.


이때부터 나는 미담 기록에서 비판 기록으로 방향을 바꿨다.

비장애인들은 장애인의 날이라고 하면 노인과 장애인, 또는 휠체어 이용한 사람을 지칭하여 장애인이라고 인식합니다. 이제는 장애인들도 지역에 나와 장애를 알리기 시작했고, 장애인의 날 주간만큼은 장애 공감을 할 수 있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고민했던 올해도 역시나 비장애인들이 장애를 체험할 수 있는 코너들뿐……. 장애인에게는 그냥 생활에서 본 적이 있는 부스 체험하고 흥미로운 코너들 별로 없었습니다.


2020년에 타지역 장애인은 우울감이 마구마구 밀려오는 이날마저도 그냥 방 안에서 주는 도시락만 먹었다. 2021년 제41회 장애인의 날. 지금도 시국이 시국인지라, 온라인 중심의 행사로 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비장애인들에게 '장애'를 알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김삼식 기자

호기심과 물음이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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