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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Apr 29. 2021

장애 불편 개선은
실제 불편함을 개선하는 일이다

진정한 장애인복지는 말보다 인식의 변화가 먼저...

 장애라 하면 아직 우리는 눈에 확연히 보이는 장애를 우선 생각하게 된다. 겉으로 보이는 장애는 ‘얼마나 불편할까?’ 하고 위로의 말도 건네고 마음도 열지만 겉으로 보이지 않는 장애는 뭔가 속이고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는 편견이 먼저 든다. 장애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가고 불편함도 문명과 복지의 발전에 따라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도 드러나지 않는 장애에 불편 사각지대는 너무도 많다. 이번엔 우리가 관심을 더 가져야할 언어장애에 대해 이야기 하려 한다.     


언어장애가 있는 41살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어려서 교통사고로 언어 운동신경을 다쳐 들을 순 있어도 구화/발화가 불가능하다. A씨는 본인이 선천적 장애가 아니라 후천적 사고로 언어 운동신경을 다친 경우라서 사회생활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혼 생활도 평탄치만은 않았다. 이혼 후 10년 가까이 아이와 생활하면서 생계 전선에 나서야만 했다. 과거 세계 요리대회와 국내 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어 외식업계에 취업을 시도했지만 소통의 불편을 이유로 대부분 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했다. 입사 시 약속한 정직원 계약은 갖은 핑계로 미루어지고 전공인 일선 근무보다는 동떨어진 후배의 보조 업무나 화장실 청소 및 창고 정리 같은 업무로 왕따 시키기 일쑤였다. 미래의 발전과 숙련 기술을 위한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언어장애인의 경우 예전에는 메모로 수기나 수어로 대화를 했지만 현대 IT기술 혁신으로 휴대폰 문자나 태블릿PC로 대화가 가능하다. 조금은 느리지만, 오랜 반복으로 소통하는데는 문제를 못 느낀다. 음성언어 소통이 필요한 업무는 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잘 알지만 기회조차 주려하지 않고 기다리고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편견과 차별로 번번히 취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 사회 인식을 탓만 할 수 없어 각종 아르바이트로 어려운 생활을 근근히 버텨가고 있다. A씨는 믿고 있다. 지금은 불편의 차별을 받고 있지만 이 또한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믿고 머지않아 점점 좋아지리라 생각이 든다고 한다.      


아직 장애인의 취업문은 넓지가 않다. 보다 많은 일자리, 장애가 문제되지 않는 맞춤 일자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 그들이 사회의 일원이 되어 만족을 가질 때 진정한 복지국가 완성되고 장벽 없는 평등을 누릴 권리를 찾는다. 보이지 않는 경증 장애를 가진 사람도 많이 있듯이 좀 더 폭넓은 장애인복지 개선 정책과 실천이 따라야 하겠다. 장애인복지는 정치적 수단으로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일 뿐이지, 비장애인 보다 무언가를 할 수 없거나 떨어지는 사람들이 아니다.   

   

지금도 취업문을 두드리며 헤메고 있을 장애인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말로만 끝나는 그때뿐인 정책이 아니라 실제 장애인에게 도움이 되는, 당장 필요한 불편을 해결하고자 하는 실천이다. 우리는 하나다. 평등과 자유를 누릴 권한은 동등하다. 사회 편견과 인식을 먼저 개선하지 않고서는 이 문제는 영원한 평행선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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