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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Dec 27. 2021

모든 일이 감사할 일?

  평소에 아주 당연하게 여겨지는 일들이 어그러지면 아주 난감해진다. 그 일이 나만 난감한 것으로 끝나면 다행인데 민폐로까지 이어지면 보통 곤란한 일이 아니다.      


 누구나 그렇지만 잦은 병원 방문은 서로에게 참으로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6개월에 한번 외래진료 가는 것도 그만 두고 싶을 정도로 귀찮은 일인데 갑상선에 혹이 생겨서 검사를 받느라 병원 출입이 잦아졌다. 초음파 검사를 받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검사실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혼다는 힘들기에 여러 손이 더해졌다.      

 나에겐 왼손이 말썽꾸러기다. 왼쪽다리는 힘이 생겨서인지 무조건반사로 들리는 일이 별로 없는데 왼팔은 나도 모르게 놀라면 움칫하거나 들리곤 한다. 하품이나 재채기할 때 팔이 들리는 경우가 좋은 예이다. 그래서 오른손으로 왼손을 다정스럽게(?)잡았다. 이제 그쪽은 해결되었다. 그래서 이제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꿀꺽.”

 난 내 침 넘기는 소리가 그리 큰지 처음 알았다. 

 의사 선생님의 다급한 큰소리.

 “침 넘기시면 안돼요.”

 난 나도 모르게 한 일인데 갑자기 제한을 당하자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무한한 자유에 돌멩이 하나가 놓여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자연현상이었고 짧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불편하고 이질감마저 느껴졌는데 나의 의지인데다가 긴 시간이라면 당황을 넘어선 놀람과 슬픔에까지 이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을 넘길 수 있는 이 순간도 참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매 순간 감사함은 결코 종교만의 산물은 아니다. 사랑이 신앙의 유산이듯이 감사를 삶의 유산으로 만들어 감은 참으로 멋진 일이 아닐까. 




김은주 기자   


긍정적이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사람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솔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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