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 되어

by 서부 글쓰기모임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저를 기다렸습니다

그는 흩어지는 인파 속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저를 보자 다가왔지만 이내 딴청을 부립니다

눈이 마주치자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는 뒤돌아갑니다


이제 그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다가오지도 않습니다

모든 것이 그쳤습니다


그는 그의 자리로 돌아섰고 저는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마음도 저의 마음도

공중에서

흩어집니다


또 다른 그녀가 그를 저처럼 기다리겠죠

그는 또 돌아서겠죠


그가 가여워집니다


하지만 더 큰 사랑을 입고 있기에 행복할겁니다


그가 새삼 부러워집니다


민들레 홀씨가 많아질수록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은주 기자


긍정적이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사람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솔직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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