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내 의지로 장애를 갖게 되진 않았다. 세상에는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은 없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에 속아 아프고 싶은 사람도 더군다나 없다.
장애가 그러했듯이 발목보조기도 내 의지 유무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 필요에 따른 것이었다. 그래서 지팡이를 짚으라는 주위의 권유에 난 내 의지로 막고 있는 중이다. 보조기도 언젠가는 떼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 믿음은 한참을 빗나갔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발목을 지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쩌면 지팡이도 내 의지를 벗어날지도 모른다.
그것이 두렵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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