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합격소식의 기쁨에 발걸음도 가볍게 공단에 왔는데 뜻밖의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합격 취소.”
진즉에 알려줬으면 비도 안 맞고 고생 안 했을 텐데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마음만 더 불편해졌다. 이유인즉 중증장애인이 아니라 경증장애인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무척 불편해 보이지만 위험해 보여도 걸을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경증으로 분류되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예방에 너무도 인색하다. 일단 깨지고 다쳐야 손을 내민다. 피를 봐야 정신을 차리는 이 나쁜 생각들. 그러니까 뇌물을 주면서 중증으로 둔갑시키고 일 잘하고 있는 경증장애인 자르고 중증 앉히고 있지 않는가. 어디에나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그 사각지대를 줄이고 찾아내 제거하는 것이 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이 할 일 아닐까. 물론 나의 몫도 있을 줄 안다. 주위를 돌아보면 나보다 더 소외된 이들이 있을 터.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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