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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부 시민기자단 Jun 03. 2023

장애인 두 번 울리는 사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야기

사회의 모든 시작과 끝은 약속으로 비롯된다. 다중 인간이 함께 공유하고 살아가는 데는 무시할 수 없는 기본이 있다. 지난 2월 28일 응암동 오거리 부근에 장애인 무료급식소가 오픈한다는 현수막이 붙었다. 그 옆에는 장애인 쉼터 겸 법률 사무소 현수막이 걸리고 지나가는 구민 중 해당되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있는 소식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웃 거리는 사람이 더러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2월 급식 개시일이 3월로 연기되더니, 급식 개시일 당일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나 자신도 관심이 많아서인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일 12시가 되자 여러 사람이 기웃거리다 실망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그들을 두 번 울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현수막에는 날짜만 3월 28일 무료급식 개시로 적혀 있고 연락처나 후원, 주최자가 적혀 있지 않았다. 연락을 해볼래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비록 작은 일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는, 생명을 연명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은평구에는 의외로 극빈한 사람들이 많다. 나도 7년째 구제 나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른 아침에 관심 있게 보면 은행 ATM기 주변에서 노숙하는 사람, 다리 밑에서 노숙하는 사람, 생필품 카트를 끌고 다니는 부랑자, 폐지 리어카를 끄는 노인들, 쓰레기통 재활용품을 뒤지는 노인들이 눈에 띈다. 요즘 같이 고물가 시대에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한 끼의 무료급식은 그들에게는 단비와 같을 수 있다. 서울 여러 지역에서 무료 급식소를 보았고 그 한 끼를 받기 위해 길게 늘어진 줄도 보았고, 좀 더 받기 위해 서로 싸움도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가진 자는 더 풍요롭고 더 고급스러운 삶을 추구하지만, 빈곤한 소수층은 한 끼에 목숨을 거는 일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이 사회에 그런 복지 사업이 많이 생기고 그 혜택이 충분이 효과를 볼 때 건강하고 명랑한 사회가 되리라 본다. 우리는 매일 그곳을 지나며 언제쯤 오픈할지 지켜보고 있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커피와 여행, 우리나라를 좋아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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