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개발을 위해 폭파 당했던 밤섬의 귀환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못 다 한 이야기 (5)

by 서찬휘

제 2018년 3월 출간작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중 분량 초과 문제로 다 싣지 못한 내용들을 마저 소개합니다.





밤섬


여의도 개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밤섬이다. 1968년 당시 서울시는 여의도의 땅 높이를 높이고 주위에 둑을 쌓고는 둑으로 둘러싸여 물의 침범을 막은 마을을 가리키는 일본식 이름인 와쥬우테이(輪中堤)를 그대로 가져다 한자만 우리식으로 읽은 윤중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기에 들어간 골재를 근처의 밤섬을 폭파해 얻어냈는데, 당시 섬에 살던 78가구 440여 명을 마포쪽 와우산 근처로 이전시키고 1968년 2월 10일 폭파했다. 그렇게 사라졌던 섬이 강의 퇴적 작용을 통해 다시 살아나더니 급기야는 원래 밤섬의 6배 크기로 커지고 나무가 자라면서 숲까지 생겨나더니 심지어 겨울철 철새 도래지가 됐다(「폭파시킨지 46년… 한강 밤섬 6배 커졌다」, 한겨레, 2014.01.20.).


자연의 복원력과 퇴적 작용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좋은 사례가 없을 정도인데, 여의도 개발을 주도한 당시 서울시장 ‘원조 불도저’ 김현옥이 내걸었던 계획안 제목이 ‘한강 정복의 구체안’(「정도 600년 서울 재발견 <34> 도시계획 (1) 작전처럼 밀어붙인 ‘여의도 개발’」, 동아일보, 1993.08.12)이었음을 생각하면 새삼 자연 앞에 선 인간의 오만함에 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한편 2009년 개봉한 영화 「김씨 표류기」는 이 새로 생긴 밤섬에 표류해 왔다가 죽는 것도 쉽지 않다며 섬에 눌러앉는 자살 실패자를 그렸다.


02-19_김씨표류기.jpg 영화 「김씨 표류기」 한국 포스터.
MV5BMTk3MTQ3NzU0MF5BMl5BanBnXkFtZTgwNTM0MTE0MjE@._V1_SY1000_CR0,0,700,1000_AL_.jpg 영화 「김씨 표류기」 해외판 포스터. 뭔가 느낌이 많이 다르다.
02-20_윤중제공사_19680525(via공공누리).JPG 1968년 5월 25일 윤중제 공사 장면 (사진 출처 : 서울사진아카이브 ⓒ 서울시)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한국 팬픽션 문화를 증거하다 『한국 슬레이어즈 팬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