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배경에 흐르던 <단장의 미아리 고개> 뒷 얘기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못 다 한 이야기 (7)

by 서찬휘

제 2018년 3월 출간작 <나의 만화유산 답사기> 중 분량 초과 문제로 다 싣지 못한 내용들을 마저 소개합니다.




<단장의 미아리고개>


<아기공룡 둘리>의 새 TV 시리즈인 <NEW 아기공룡 둘리> 25~26화에서는 <단장의 미아리 고개>가 배경에 흐른다. 이 노래는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이해연이 취입한 곡으로, 제목에 적힌 단장(斷腸)은 장이 끊어진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장이 다 끊어질 듯한 고통을 안겨주는 공간이 바로 미아리 고개라는 뜻인데, 이는 노래가 한국전쟁 중 많은 이들이 이 미아리 고개를 통해 북으로 끌려간 시대적 배경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예술평론가 이영미는 이 곡과 관련해 『한국대중가요사』(민속원, 2006) 130~132쪽에서 '분단이 주는 실향과 이별'은 '일제강점기의 정서인 실향과 방랑'과 마찬가지로 당시 대중들 사이에서의 보편적이고 절절한 경험이었음을 말하며 이 <단장의 미아리 고개>가 이러한 정서를 담고 있었던 곡 중 하나였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의 진정성과 체험적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이들 노래의 경험들은 남한 사회의 반공 이데올로기를 저해하지 않거나 이를 온존하게 하는 방향으로만 드러남으로써 내외적 검열 속에서 생산된 결과물로 볼 수 있다고도 언급하고 있다.


04-14_단장의미아리고개(이해연1954).png 이해연이 부른 「단장의 미아리고개」가 담긴 LP 표지(오아시스레코드,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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