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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대문구점 Dec 31. 2022

2년 차로 접어든 나의 '일' 결산

회사원의 2022년 결산

인트로


나는 문화 예술과 라이프 스타일을 다루는 웹 매거진 1년 차 에디터이다.


에디터. 사전적 의미는 조합해내는 사람.

내가 이해하기로는 '동시대 이야기꾼'이 에디터이다.

동시대에 흩뿌려진 수많은 정보 중 의미 있는 것들을 골라 새로운 이야기로 조합해내는 사람이 바로 에디터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일은 올해 1월, 글 쓰는 재능이 있다고 믿으며 시작했던 일이었고, 나의 재주였던 '넓고 얕은 지식으로 이야기를 재조합하는 능력'을 펼치기에 가장 적합한 직업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래서 일이 너무 재밌고 만족스러우며, 나의 생활은 일과 삶이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크던 작던, 발행하던 발행하지 않던,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내년에는 '재능'있는 에디터가 아닌 '능력'있는 에디터가 되기 위해서,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려 한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긍정적인 점


내가 가진 재능과 흥미가 모여진 일이라 자연스레 일에 탄력이 붙었고, 만족감을 더 높여줄 '대상에 적중시킨' 발행물과 그에 따른 지표도 있었다. 독자들로 하여금 반응이 좋았던 콘텐츠도 많았고(이는 조회수가 증명한다.) 기대만큼 부족한 결과물을 냈지만 몇 번의 협업 제안을 받은 적도 있다. 이는 외부에서 보았을 때, 발행한 콘텐츠의 질이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6월, 짧게나마 경험했던 에디터 업무에서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개인프로젝트도 시작했다. 내가 살고 있는 서대문구의 맛집과 상점들을 소개하는 지역큐레이션 <서대문구店>을 운영 중이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꾸준히 팔로워가 늘고 있으며 몇몇 긍정적인 반응도 들려온다. 이 채널을 기반으로 출판 목적의 글쓰기 모임도 지난 수요일 첫발을 내디뎠다.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아 다음 모임이 기다려지고, 우리가 낼 결과물도 무척 기대된다.


부정적인 점


내가 가진 단점을 재확인하는 시간도 많았다. 하고 싶은 것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뿜지만 그 외의 관심 없는 것들에는 능률이 바닥을 꽂는 단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내 취향에 매몰되서 적중시키지 못한 콘텐츠도 여전히 많았으며, 이 때문에 회사가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이 합치되는 '교집합 지점'을 한 동안 잃어버려 헤매던 시기도 있었다. 3개월 정도 소리 없는 슬럼프를 겪었던 것 같다. 이 시기에 아무런 기획 없이 오직 간단한 이슈나 핀트를 잃어버린 작업물만 쏟아냈으며, 반복되는 업무라 느낀 탓에 흥미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최근까지도 나의 발목을 잡았었는데, 올해 말 '카페'를 콘텐츠로 한 외부 촬영 기획을 진행하면서 한 꺼풀 해소되었다.


인간적인 트러블도 있었다. 아직 체계가 잡혀있지 않았던 회사였던 터라 초반에는 동료와의 합을 맞추는데 애를 먹었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나의 기획을 따라주지 않는 동료 때문이었다. 나는 절대적으로 주도적인 성격이라 지시가 없는 게 오히려 편하다. 더 자유롭게 해낼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 기억엔 분명 회사 방침은 '마음껏 하되 틀린 길은 즉시 지적해 주겠다 '는 기조였기에 마음껏 동료들을 모아 업무 방향을 설정하려 했다. 그러나, 팔로우쉽이 강한 한 동료는 내가 아닌 더 높은 분의 지시를 기다렸고 회의는 매번 소득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 부분은 여전히 방법을 모색 중이며 내년에도 별 진전이 없을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인다.


총평


잘한 것은 분명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넘어가되, 반드시 못한 부분도 있었다는 것을 인지할 것.

그리고 장점과 단점은 등을 딱! 맞대고 서 있으니, 억지로 뒤집으려고 하지 말 것. 단점도 나의 재능이다. 


2023년 말, 내가 원하는 내 모습


- 능력 있는 직원으로서 우리 팀을 믿어준 회사에게 보답하기

- 출간을 기다리는 에세이나 소설을 탈고해낸 예비 작가

- 외부에서 원고를 의뢰받을 수 있는 능력과 명성을 가진 에디터


미니멈 2개 정도는 이루자.

내년에는 '재능'있는 에디터가 아닌 '능력'있는 에디터가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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