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아마도 두찌
포메라니안 두찌는 자기가 사장이라고 생각한다. 대형견출신이었던 포메라니안은 스스로를 대형견이라고 여기는 이율배반적 태도 덕분에 꼿꼿하고 의젓하다. 한입거리밖에 안 되는 귀여운 외모와 뛰어봐야 아장아장 거리는 주제에 꼬마장군 바이브가 아닐 수 없다. 그런 포메 '두찌'가 고산리 게스트하우스 '로사네'의 사장님 아닐까 싶을 정도.
숙소 예약 당시, 자전거를 빌릴 곳이 있냐는 물음에 사장님께서 준비해 주신 자전거. 준비된 자전거를 가리키며 뒷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며 멋쩍게 웃으셨던 사장님께 나는, 준비해 주신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말보다 앞브레이크가 고장 나면 위험하다는 제스처를 먼저 보내고 말았다. 고등학교 때, 내리막길 가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앞브레이크를 급히 밟는 바람에 버스 밑에 깔릴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근데 분위기를 수습하고자 이 말을 했다면 더 미안해하셨겠지.
여행 이튿날이 되어도 아직 타보지 못한 것이 괜히 죄송스럽다. 내일은 꼭 타고 와서 덕분에 즐거웠다고 말씀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