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님께.
안녕하세요! 드디어 T님께 보낼 편지를 적어보네요.
귀여움이 가득한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화분에서 새로 돋아난 새싹을 귀여워하며 편지를 적고 있어요.
T님 못지않게 저도 온갖 것들을 다 귀여워하는 사람이라
T님의 편지가 더 반가웠습니다. 세상에는
왜이렇게 귀여운 것들이 많을까요..
저 역시 귀엽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라, 리스트로 적어보자면 아마 끝이 없을 것 같네요
누군가는 절 보며 대체 뭐가 그렇게 귀여운거냐며 물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제게는 귀엽다는 말이 최고의 애정표현이랍니다! T님도 그러신가요?
T님이 적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니, 그 순간의 귀여움을 포착하신 T 님의 애정이 함께 읽혔어요. 그래서 아마도 T님 역시 귀여움 아래에는 큰 애정을 담아두고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아무거나 귀여워한다기 보다는 애정이 큰 사람들이지 않을까요?
저는 아주 다양한 곳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 마음의
장벽이 낮아서, 애정의 집합이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 더 큰 사람입니다. 그러나 좋아하는 것들을 다 귀여워하지는 않는답니다.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 떠올리면 눈꼬리가
살짝 내려갈 만큼, 딱 그정도 더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면 그게 저의 귀여움 리스트가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귀여워하는 것들은 저의 애정 집합의
부분집합인 셈이죠 ; )
저는 주로 생명력을 가진 것들을 사랑하는 편이라, 아마
저의 귀여움 리스트에는 이런 이름들이 있을 것 같아요.
봄을 맞아 돋아난 새싹들, 눈이 마주치면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들, 따뜻한 기온과 쌀쌀한 바람이 함께하는
딱 지금의 날씨,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저를 아끼는 사람들의 저를 위한 마음
이런 것들이요.
사실 리스트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저는 그냥
온 세상과 저의 삶을 사랑하고 또 귀여워합니다.
요즘, 사람들이 애정을 아끼지 않고 마음을 헤프게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마음은 많이 써서 닳거나 소모되는게 아니라 쓰면 쓸수록 채워지고 풍부해지니까요.
그래서 저는 별걸 다 귀여워하는 저와 T님의 삶의
태도에 무한한 응원을 보냅니다! 지치지 않고 귀여워 하다보면 저희의 삶과 세상이 조금 더 친절해지지 않을까요?
ps.
T님 예상대로 저는 귀여움 받는 것도 좋아합니다! 여러
곳에 애정을 두고 사는 만큼,누군가 저를 위한 마음을
보여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T님도 같은 마음일거라 생각해 , 주제에 맞는 귀여운
편지지를 골라봤어요. T님을 위한 저의 마음 한조각이
마음에 드시려나요?
23.05.08
S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