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 귀여운 것들 To. 서진님
서진님, 안녕하세요. 마침내. 서진님께 편지를 써 봅니다. [들켰당 프로젝트] 가 네 번의 사이클을 돌고 다섯 번째에 이르러서야 서진 님의 이름을 펜으로 적게 되었어요!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어 뜻깊은 편지가 될 것 같아요ㅎ
내 주변에 귀여운 것들을 주제로 정했을 때, 저의 뇌리를 스쳐간 데이터 한 조각이 떠올랐어요.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세상에 귀여운 게 얼마나 많게요!”라는 제 말에 진심으로 호응해 주던 서진님이 기억났어요! 그때부터 내심 서진 님의 귀여움 리스트에는 어떤 이름이 적혀있을지 궁금했는데, 이제 그 비밀을 풀어주실는지요?
저는 별 걸 다 귀여워하는 편이라서 저의 귀여움 리스트는 인기 검색어처럼 매일 엎치락뒤치락해요. 살짝 읊어보자면 서대문구점 취재를 다녀온 수많은 사장님들 중 행복감 사장님이 떠올랐어요 (지금은 영업을 안 하셔요 ㅠㅠ) 제가 귀여운 감 캐릭터의 이름을 묻자, ‘복감이요!’라고 하시며 배시시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어요! 그리고 뜬금없지만, 2023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스치듯 인사한 레어로우(Rareraw) 대표님도 떠오르네요! 부스를 관리하는 태도가 진심으로 자기 브랜드를 사랑하는 것 같았거든요. 그리고 서진님도 고키리님도 모두 저의 귀여움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답니다ㅎㅎ 첫날 드렸던 몇 가지 글쓰기 놀이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펜을 쥐고 고개를 푹 숙이며 집중하던 모습들이 저에겐 무척 귀여웠어요. ‘귀함’은 ‘귀여움’과 한 글자나 같네요(?)
*고구마와 고마워는 두 글자나 같네 (김은지 저)
저는 특히 별것도 아닌 일을 별것처럼 하는 사람들을 귀여워해요. 혀를 1시 방향으로 살짝 내밀고 크레파스를 꽉 쥔 손을 스케치북 위에 양옆, 위아래로 마구 흔들며 예술혼을 불태우는 두 살배기 아이, 카페에서 포토샵을 켜놓고 1포인트 차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모니터를 노려보는 이름 모를 디자이너, 풋살장에서 남자아이들과는 다른 결의 치열함과 매너로 축구를 즐기시는 여성 회원들 모두 저의 귀여움 리스트에 있어요ㅎ 역시 '별 걸 다 귀여워하네’라는 느낌인데, 별것 아닌 걸 별것처럼 보는 저의 성미 때문일 수도 있겠어요.
아, 귀여워하는 것도 좋아하시지만 귀여움 받는 것도 좋아하시나요? 저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귀여워할 줄은 알지만 귀여움 받는 일을 어색해하는 것 같아요. 이상하죠? ‘사람들이 무언가를 줄 때는 보통 자신이 받고 싶은 것을 준다.’라는 저의 가설에 의하면 무언가를 귀여워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귀여움을 받고 싶을 텐데.. 다들 어디 숨어서 귀여움을 받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