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올 해. 앞으로 더 잘할 테니까 가지 마ㅜㅜㅜㅜ
벌써 올 한 해도 다 갔다. 올 한 해는 뭐라도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참.. 갈 길이 아직도 멀었다. 열심히 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삐져나온다. 너무도 아쉬워서 남은 시간이라도 부디 천천히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바짓가랑이라도 잡아 조금이라도 더디게 흘러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 한 해를 돌아보며 느리고 느린 노래를 골라 담았다. 시간아 멈춰라 얍!
'케이팝 스타 4' 본선 1라운드. 홍찬미의 소박하고 담백한 노래가 끝나고 YG와 JYP는 밋밋하고 개성이 부족하다며 탈락을 준다. 이미 홍찬미의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 유희열의 와일드카드. 그리고 그의 심사평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저렇게 노래하는 사람도 있어야해요".
방송이 끝나고 어느덧 6년. 그녀는 성장의 시기를 저벅저벅 지나 2021년 3월 그녀의 첫 정규 <바람>을 슬며시 꺼내 내놓았다. 오랜 공백을 기다려준 팬에 대한 감사함과 그동안 고여있던 마음들을 앨범에 담아 녹여냈다.
점점 더 특별해야만 생존할 수 있게 되어만 가는 요즘, 수많은 '보통' 들에게 큰 힘이 돼준 그녀의 노래와 그 노래에 기꺼이 와일드카드를 던진 유희열. 올 한 해 나를 포함한 세상의 '보통'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담아 와일드카드를 드리겠습니다. 우리 같은 사람도 있어야지
https://www.youtube.com/watch?v=XvfmQjHKFhc&list=OLAK5uy_kyNgsuSuTMAW0fvPWxCP_z9104NZyvoLs
TMI 그녀는 6인조 집시 밴드 DUSKY80 보컬이기도 하다. 그녀의 또 다른 면이 궁금하다면 추천!
앞으로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 나에게 몇 번 남았을까.
서로를 알고 싶어 손꼽아 기다리던 날들과
서로의 시간을 아껴주기 위해 누비던 분주한 시간들을 떠올리며.
애써 기억하지 않지만 지워지지 않는 사람들.
가끔씩 오늘 같은 날
나를 애정 해준 그 사람들이 고맙다.
https://www.youtube.com/watch?v=2GWFpQbaLRM
TMI 아이유는 장필순을 자신의 우상이라 밝힌 바 있다.
지하철과 도로 사람들이 바쁘게 어딘가로 향한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 듯이. 부딪혀도 말이 없고, 발을 밟아도 꾸벅 인사만 할뿐 이다. 이 분들. 대체 어디를 가는 것일까?
한 심리학자가 라디오에서 말하길, 가끔 집에서 나올 때 물건을 두고 나오는 것은 '나가는 행위'에 너무 집중해서 주변을 살피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지하철과 도로 위에 사람들은 어딘가로 향하는 것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한 것일까.
지하철과 도로에서 나의 바쁨들을 생각해보았다. 앞선 누군가를 따라가기 바빴던 것 같다. 저 사람보다 먼저 가려고, 누가 먼저 와있을까 봐, 조금이라도 더 먼저 하려고.
바쁘게 가느라 놓친 것이 얼마나 많았을까. 예쁜 고양이를 몇 마리 놓쳤을까. 그래 지금부터라도 잠시 멈춰 느리게 걸어보자.
그렇게 빨리 가다가
죽을 만큼 뛰다가는
아 사뿐히 지나가는 예쁜
고양이 한 마리도 못 보고 지나치겠네
느리게 걷자 가사 中
여러 사람에게 하나의 놀잇감을 주면 어느새 치열하게 경쟁하는 우리. 내년에는 여유를 있는 한 해가 되기를. 예쁜 고양이 한 마리 놓치지 않도록, 짧은 봄바람도 가던 길에 멈춰서 만끽하고 거둬갈 수 있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K9CcKKajSjs
TMI 최근에 고양이 한 마리를 맡아서 기르고 있는데, 옆에서 가만히 음악을 듣고 있는 것 보니, 이 친구도 이 노래가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