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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대문구점 Aug 27. 2024

마음을 적셔주는 그림책을 찾아서

서대문구점 101 | 천연동 그림책방 '소나기그림책방'

글,사진 @seodaemun.9 가게 소나기그림책방

*이 글은 2023년 9월 작성된 글을 재발행 한 것입니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그림책은 우리의 삶의 일부분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책은 어른과 아이를 구분 짓지 않고 모두에게 읽힐 수 있죠. 그림책은 단순하지만 명확한 서사를 담고 있으며, 글과 함께 어우러지는 그림은 상상력의 빈 곳을 채워 더 깊은 울림을 가져다줍니다. 어른들이 아직도 그림책을 출판하고 나눠 읽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누구나 알록달록한 그림책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기억이 있다면, 한 번쯤 영천시장 뒤편 천연길에 위치한 '소나기 그림책방'에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굽이진 천연길 골목을 지긋이 내려다볼 수 있는 큰 창을 가진 소나기 그림책방은 고르게 내리쬐는 자연광 아래에서 그림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찾아주시는 손님들의 연령대가 태어나서 100일 된 아기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다양하다고 하니, 역시 그림책은 나이를 불문하고 읽히나 봅니다.



어른들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하다.


그림책은 보통 아이들만 읽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요즘은 대형 출판사에서도 앞다투어 ‘아트북’ 시리즈를 출판할 만큼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그림책도 인기입니다. 마음을 깊게 울리는 단순한 서사와 책마다 개성 있는 그림체가 200쪽 분량의 소설책보다 더 깊은 울림을 가져다 줄 때가 있죠.


사장님께서는 손님들이 요즘에는 소장용으로도 많이 구입하는 추세라고 해요. 아무래도 그림책은 신간을 지속해서 구매한다기보다 나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책장 한편에 두고 꺼내 읽기 위해 구입하신다고 합니다.



큐레이션이 즐거운 사장님


가게 문을 등지고 오른쪽 큰 창 아래를 바라보면, 사장님께서 그날의 메시지나 감정선에 따라 큐레이션 해놓은 공간이 있습니다. 수 많은 책들 중에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큐레이션 해둔 코너에 들러 살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장님께서는 책 추천하는 일이 즐겁다고 하셔요. 저에게도 몇 가지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즐거워하시는 사장님의 눈빛에서 에너지가 느껴졌습니다.


조금 더 자신의 상태에 맞는 그림책을 알고 싶다면, 예약제로 1:1 운영되는 ‘소나기 테라피’도 추천합니다. 약 1시간 정도 진행되는 소나기 테라피는 소나기 테라피는 각자의 이야기를 듣고 상황에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리는 프라이빗 프로그램인데,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의 그림책을 가지고 오셔도 되고요. 그냥 오셔도 관계 없다고 합니다. 여럿이서 방문이 가능하니, 친구나 가족과 함께 방문해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소나기 그림 책방의 시작


무대 미술 계통에서 일하시다가 아이를 낳고 쉬던 중, 힘든 시기가 찾아오셨다고 해요. 스스로를 가라앉히기 위해 꾸준히 그림책을 읽었고, 그러다가 내가 좋아하는 책을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림책을 만들 수 있는 작업실을 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커피 마실 돈이라도 벌어야겠다는 마음이 구체화하여 지금의 소나기 그림 책방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사장님께서는 출판사와 관련된 업무 경험이 없었지만, 책방을 운영하는 일이 너무 즐거우셨다고 해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좋은 그림책을 찾는 재미가 있었는데, 다행히 미술 관련 일을 해봤기에 초기에는 자신만의 감각을 따라 책을 고르셨다고 합니다. 지금은 때때로 아이들 덕분에 알게 되는 책도 많다고.


다만 아이들은 부모만을 바라보기 때문에, 육아와 책방 운영까지 종종 버거움을 느끼실 때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디를 가나 사고 치는 천방지축 아이들 때문에 최근 혼낼 일이 많았던 터라 미안한 마음에,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미리 골라두셨다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데요. 아이들에게 여러 번 곱씹어야 이해할 수 있는 어려운 문장보다, 단순 명료한 그림과 글이 적힌 책으로 마음을 전하는 모습에서 그림책의 역할을 보았습니다.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천연동 80-2, 2층

위치 | 동명여중 후문에서 조금만 더 언덕으로!

시간 | 12:00 - 17:00 (매주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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