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점 146 | 홍제동 맑은 느낌의 카페 ‘호풀리’
글&사진 @seodaemun.9 가게. @hofuley
한갓진 오후, 지난날의 피곤함을 벗지 못해 눕고만 싶은 날이 있다. 침대에 누워 케이크를 먹으면 체력이 회복되는 게임이 떠오른다. 부드러운 생크림 케이크 하나 먹고 싶은데, 어디가 좋을지 지도를 켜 갈만한 카페를 찾아본다. 뒤적뒤적, 동네를 돌아 서대문구를 한 바퀴 빙 돌다 보면 늘 찾아보는 가게가 있다.
홍제동에서 1년 정도 살았던 적이 있었다. 매번 찾아가 보려 했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아 두세 번 방문했고, 취재를 해볼까 했지만 미루다 결국 천연동으로 이사를 가고 말았다.
내부는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하얀 톤이다. 내부는 생크림처럼 하얀 톤으로, 가구도 인테리어도, 크게 손대지 않아 수수하고 담백하다. 취향이 도드라지는 조명, 여행길에 소품샵에 들러 사 왔다는 집기류, 사장님의 생각에 뿌리가 되는 베이킹 북, 소설 등. 둘러보았을 때 떠오르는 단어는 ‘맑음’이다.
‘호풀리’는 2023년 10월, 첫 번째 문을 열었다. 홍혜진 사장님은 원래 시각디자이너였다고 한다. 디자인이랄 것도 없다고 하셨지만, 가게에 디자이너다운 감각이 묻어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중학교 때부터 제과제빵과 미술을 동시에 배웠고, 결국 디자인 회사 5년 차에 퇴사했다. 창업은 부모님도 몰랐을 정도로 독립적인 선택이었다. 늘 스스로 해온 것처럼, 이번에도 자신의 힘으로 만들어낸 공간이다.
가게 인테리어는 아버지와 단둘이서 전기 공사만 빼고 직접 완성했다. 초반에는 ‘팔기에도 죄송한 수준의 디저트’였다고 웃으며 말하지만, 지금의 디저트는 오롯이 사장님의 노력으로 다듬어진 맛이다. 모든 메뉴는 ‘사장님이 좋아하는 맛’이 기준이다. 계절 재료에서 영감을 얻고, 평소 메모해 둔 맛들을 모아 하나씩 디저트로 탄생한다.
<에필로그>
홍은동에 종종 들르게 된 어느 날, 그 인연을 핑계 삼아 호풀리를 기록해 보고자 용기를 내어 연락을 드렸다. 가게를 나서며 “자주 오지는 못하겠지만, 들를 일이 생기면 꼭 인사드리겠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언젠가 지나는 길에 기운이 넘쳐 들렀다가게 된다면, 케이크 한 조각을 포장해야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주소ㅣ서울 서대문구 통일로39길 43 1층
위치ㅣ'다시 밥' 옆옆!
시간ㅣ12:00 - 20:00 (목요일 19:00까지, 매주 화,수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