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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댐 Aug 03. 2018

하루 세 번 구름을 바라보기

- 아름다움은 가까이에 있다.

‘하루 세 번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은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다.’ 몇 년 전 어딘가에서 이 말을 듣고, 나는 의식적으로 하늘을 바라보려고 애쓰게 되었다. 하루의 어느 간격마다 의식적으로 하늘을 바라보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아름다움에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하늘색은 그야말로 하늘의 색이어서, 하루의 매 시간마다 달라진다. 크레파스에서 하늘색이라는 이름을 누가 지었는지 모르겠지만 참 엉터리라고밖에는 볼 수가 없다. ‘거울색’ ‘꽃색’이라는 말을 우리가 쓰지 않듯이, ‘하늘색’도 완전히 틀린 단어라는 것을 하늘을 올려다보면 알 수 있다.      


하늘의 아름다움은 하늘의 넓고 맑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분의 절반은 구름에게 있지 않을까. 파아란 하늘에 보송하게 덩어리져있는 하-이얀 구름은 공짜로 보기 미안할 정도로 아름답다. 가슴 속의 더러움 까지 뽀독뽀독 닦아주는 기분. 넋 놓고 바라보면서 일생을 다 낭비하고 싶어지는 기분이다. 유심히 보면 바람에 의해 구름은 어느 방향으로 밀려나고 있고, 구겨지고 흩어지고 있다. 한 덩어리를 떼서 입안에 넣어보고 싶게 푹신한 모양으로 하늘을 장식한다.     


구름이 오로라처럼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만 나타나는 기상현상이라면, 사람들은 구름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여들 것이다.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평생을 자랑할 것이다. 자신이 보았던 그 장엄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설명하면서 뿌듯해할 것이다. 그 아름다운 구름은 언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에게서 조금 도외시 되고 있다. 아쉽다.     


그러면 나는 구름을 통해서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다. 정작 아름다운 것들은 가까이에 있어도 소중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사실. 잘 쳐다도 보지 않게 된다는 것. 그런 어리석음을 부끄러워하기로 했다. 가끔은 하루 세 번 하늘을 올려다보고 거기에 떠 있는 구름을 보면서 생각할 것이다. 구름 같은 사람들과 구름 같이 평화로운 일상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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