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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당 개 n년 차 Dec 28. 2023

감성을 일으키는 것들

#1. 글쓰기를 시작하며 오는 감성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


2년 전까지 대학원에서 연구를 하다가 문득 생각이 많은 나는 나를 다시 정의하고 싶어졌다. 구체적으로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지를 떠올리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고,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라는 정도의 답만 얻어냈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기 위해선 돈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사업을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석사과정을 마치고 다시 본가로 돌아와 스타트업을 준비했다. 현재,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석사과정까지 쭉 기계공학을 전공했고, 새로이 혼자 경영을 공부하면서 학부시절 초기의 버거움을 느꼈고, 석사를 마치면서까지 고치지 않은(안 고친 게 맞다. 바빴고, 나름 연구를 잘 해냈으니까--이것도 핑계다.) 여러 안 좋은 습관들을 바꿔야 사업을 오랫동안, 건강도 지키며, 잘 이끌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아주 많이, 매우 멀리 떨어져 있었던 '독서', '작문'이 직관적으로 중요하다고 느껴졌고, 점점 더 구체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독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과학, 심리학을 위주로 시작해서 요즘은 필요에 의해 경제학, 경영학을 위주로 하고 있다. 독서가 꽤 재밌어졌고, 잘하고 있다고 느낀다. 다만, 작문, '글쓰기'는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발을 떼 보려 한다.--중요함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연구할 때, 논문도 쓰고 미팅자료도 많이 만들었지만 요즘 각종 서류나 발표자료를 직접 써보면서 누군가에게 어떤 메시지를 잘 전달하기 위해 '글쓰기'는 매우 중요하다고 느꼈다.


"무엇을 글로 쓸까?"라고 생각했을 때,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수필을 쓰고 싶었다. 그다음, 떠오르는 여러 가지 수필의 소재들이 전혀 한 가지의 주제로 묶이지 않았다. 그렇게 글쓰기를 더 미루다가 어느 날, 내 습관에서 답을 찾았다. 나는 평소의 무수한 자극들에 대한 내 느낌, 생각들을 메모해 놓는 편인데, (그래서 나는 '포스트잇'을 개발한 '3M'사를 사랑한다.) 이것들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한 내 수필의 주제는 '감성을 일으키는 것들'이다. 과거, 그리고 미래의 자극들에 대한 내 감성, 나아가 그에 대한 내 생각까지 글로 쓸 것이다.




소개의 글이 너무 길었는데, 짧게 써보면 "나에게 감성을 일으키는 것들에 대해 글을 쓸 것이다."가 된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시작'과 관련하여 나에게 감성을 일으키는 옛 말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매우 흔한 말이다. 먼저, 요즘 나는 옛 말들에 너무 애착이 생긴다. "일종의 통계학의 산물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옛 말들이 매우 옳다고 느끼고, "시작이 반이다."라는 옛 말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이 옛말로 돌아와서 나는 "왜 반이라고 했을까?"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어떤 일에 있어서 100%를 수행해야 하는 데, 그중 왜 딱 절반, 50%라는 수치를 선택했을까? 지금 바로 떠오르는 추측은 '옛 말'이니 '비율'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의 상태를 반어적으로, 긍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선택한 비율이 절반(50%)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학적으로도 또한, 이 말이 꽤 신빙성 있어 보인다. 마찰력도 처음 정지마찰력을 극복하면 운동마찰력은 아주 쉬운 상대가 아닌가?


나이키의 아주 강력한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인 'Just Do It!'도 이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하며, 많은 사람들의 감성을 일으킨 것을 미루어보았을 때, '시작'은 정말 정말 중요해 보인다. 경험적으로 느낀 것들도 떠오른다. 대학 학부시절에 평점을 잘 받을 수 있었던 것이 감히 나는 "과제를, 시험공부를 '시작'해서"라고 생각한다. 과제든, 시험공부든 미루고 미루어(시작하면 생각보다 빨리 끝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 아니라 그냥 게을러서) '시작'이라도 하면 '시작을 안 한' 학생들보다 당연하게도 잘했고, 조금 더 욕심을 내어 조금 더 빨리 '시작'하면 성적이 더 좋았다. 대학원에서도 시작을 일단 해보면서 많을 것을 느꼈는데, 정말 내가 문외한인 분야의 일도 전문가처럼은 아니어도 수행할 수 있었고, 꽤 잘 해내었다.


그래서 지금도 전혀 관련이 없던 경영을, 글쓰기를 '시작'하고 있지 않은가? 글쓰기도 처음 도전해 보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시작을 했으니까 말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도 '시작만 한다면 모든 일이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확신'의 감성을 일으키고 싶다.


이 글을 쓰며 나는 '글쓰기'에 대한 51%를 진행했다. 당신의 51% 진행할 다음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커버 이미지는 군 제대 후, 첫 해외여행으로 간 유럽에서의 첫 도시, 파리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평소 나는 사진을 잘 찍지 않고,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무언가 나에게 감성을 일으키는 것들은 사진이나 글로 남기고 싶어 한다. 처음으로 간 해외여행이라 그랬는지, 감성을 일으켰던 것을 기록한 사진이 꽤 있다. 앞으로 이 '유럽 감성 사진'이 다 바닥날 때까지 글을 쓰며 함께 공유하고 설명할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감성을 일으키는 옛말에 대해 글을 쓴 만큼, 내 첫 해외여행의 처음으로 기억되는 파리의 첫 모습을 가져왔다. 한 달 정도로 계획된 여행이었기 때문에 캐리어에, 백팩에 짐이 꽤 많아 버거웠는데, 지하철역에서 나와 저 거리를 마주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관광지며, 맛집이며 일정이 많았는데, 내가 계속 다시 가서 구경하자고 졸라서 같이 간 친구들에게 한 소리 들었었다. 그 정도로 너무 좋았던 거리이다.(찾아보니 'Richelieu - Drouot'라는 지하철역에서 나와 보이는 거리이다.)




 Harvey H C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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