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 도심의 낮 거리이다. 파리에 처음 도착하고 느꼈던 감성과 비슷하게 예뻤고 즐거운 기분을 느끼게 하는 거리였다.
말의 품격, 이기주.
162p
직원은 "달랑 하나 남았네요"라는 말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오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리고 유독 그 표현에 힘을 주어 악센트를 부여했다. 고객에게 그 문장이 분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애쓰는 듯했다.
직원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내 마음속에서 꿈틀대던 구매욕은 허공으로 뿔뿔이 흩어져 달아났다.
직원의 말이 내게는 "팔다가 남은 게 이거밖에 없는데, 그래도 구매하시겠어요?"라는 소리로 들렸기 때문이다.
이 부분을 읽고 나서 직관적으로는 너무나 공감되면서 무언가 감성이 일었다. 그러나, 내 생각이 발을 맞추어 따라왔을 땐, 전혀 이해가 안 되었다. 두 번을 더 읽어보아도 이해가 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