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 어느 가게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책들이다. 처음엔 '누가 책을 이렇게 가지런히 버려놓았을까?' 한참을 바라보았는데, 가격표를 뒤늦게 발견했다.
말의 품격, 이기주.
197p
누군가를 손가락질하는 순간 상대를 가리키는 손가락은 검지뿐이다.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손가락은 '나'를 향한다. 세 손가락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검지를 들어야 한다. 타인을 손가락질하기 전에 내가 떳떳한지 족히 세 번은 따져봐야 한다.
중학교 시절, 상대가 기분 나쁠 수 있다며 엄지손가락으로 상대를 가리키는 친구가 생각났다. 떳떳한지 안 따져봐도 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