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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당 개 n년 차 Jun 25. 2024

3-3, 말의 품격.

나는 자전거를 못 탄다. 어릴 때, 열심히 배우지 않았다. 이 날 같이 간 친구가 속성으로 가르쳐 주었고, 1시간 정도 힘겹게 타고 돌아다녔다.




말의 품격, 이기주.


230p

이른 봄에 골목이나 처마 밑을 지나다 보면 희끄무레한 잔설이 쌓여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연의 섭리가 그렇다. 햇빛 한 줌 들지 않는 곳에서 얼음이 저절로 녹을 리 없다. 빛을 쫴야 겨우내 언 땅이 풀린다.
사람 감정도 매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따스한 햇볕아래 서 있을 때 삶의 비애와 슬픔을 말려버릴 수 있다. 그때 비로소 시들한 마음이 부풀어 오르고, 꽁꽁 얼어붙은 가슴도 녹아내린다.


햇빛 한 줌 들지 않아도 얼음이 녹는다. 복사열이라는 것이 있다. 단지 시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사람 감정도 매한가지, 따스한 햇볕아래에서 빠르게 얼어붙은 가슴을 녹여버릴 수도 있지만, 천천히 복사열로 녹일 수도 있다. 사람들에겐 각자의 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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