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덕준
이번주는 매일이 화창하다는 예보를 듣습니다.
그보다 더 화창한 누군가의 웃음을 목격합니다.
그 웃음의 조도가 결코 점멸되지 않을 때,
그때가 바로 우리가 열병처럼 덥석 포옹하는 순간입니다.
초겨울 활엽수처럼 쏟아지는 구애의 문장들을 읊습니다.
가령, 「멀미의 삶에서 나는 너의 섬이 되고 닻이 될게.」라는 둥
「그러니까 호흡처럼 더 사랑해 줘.」라는 둥.
양초처럼 은은하게, 잔물결 같은 음성으로.
낙엽의 음성이 끝없이 재생되는 시간,
잠 깨고 난 첫 음성으로 읊는 안녕을 건네며.
이번주는 매일이 화창하다는 예보와, 네 고결한 웃음과 함께.
/ 서덕준, 매일이 화창하다는 예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