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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덕준 Apr 20. 2020

날이 참 좋네요

서덕준


날이 참 좋네요.

바람의 커튼 사이사이마다 당신의 향수가 날아들어요.


여느 때 없이 꽃술처럼 펄럭이는 그 속눈썹 하며

장미 덩굴 같은 당신의 갈색 잔머리가

나를 실타래처럼 풀어헤칩니다.


나는 나만 볼 수 있는 그 오색의 실로

당신과 나의 약지에 매듭을 짓죠.


손을 잡지 않아도

지저귀는 마음은 차마 숨길 수 없습니다.


그저 날이 참 좋다고

말 한마디 건넬 수밖에요.



/ 서덕준, 날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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