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덕준 Apr 07. 2021

따뜻한 평화

서덕준


마음에 짙은 청록의 개여울

갈참나무 숲의 보풀들을 껴안는 여울물 흐르는 소리

마음의 채도는 낮은음자리표보다 아래로 가라앉지만

따뜻한 평화는 무성 영화처럼 상영돼요.


개여울의 테두리로 쏟아지는

밤 별의 주름들이 사금처럼 빛나고

물을 한 손 떠다 이마를 가만히 닦아요.


숲벌들이 웅성거리고 꽃가루의 비행이 시작되는 시간

나는 흉터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해요.

뒤척이는 자갈들의 속삭임, 내게 건네는 짙푸른 안녕들

마음이 다시 흐르기 시작해요.

눈을 뜨기 싫은 거품의 이야기들을 가득 껴안고

새벽으로 투신할래요.


숲의 살갗 위로 돋아나는 햇살

별의 주름은 벼랑으로 숨고

마음의 개여울은 다시 흐르고

다시 데워지는

나의 따뜻한 평화




/ 서덕준, 따뜻한 평화

매거진의 이전글 사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