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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덕준 Aug 06. 2024

함께 추락하러 왔어요

서덕준


저기요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데

함께 추락하러 왔어요 썩은 살구처럼


습한 바닥에는

노래가 있고

평생 간직한 다정함이 있고

영원한 장애가 있고

당신과 내가 있어요


마음을 천 번쯤 읽다 보면

나도 당신이 될까요


이번 여름이 얼마나 혹독한지

예고 없는 풍랑은 생生의 닻을 몇이나 부러뜨렸는지

이제 다 헐어버린 삶의 경로


저기요

흙은 밟을수록 단단한 길이 돼요

함께 길이 되러 왔어요

흙처럼

단단한 인생처럼




/ 함께 추락하러 왔어요, 서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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