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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힘은 쓸 수록 생긴다

by 서가앤필

"그 순간 내 인생이 확 바뀌었다."


드라마에서나 있을 법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이 있다. 켈리 맥고니걸의 <움직임의 힘>이다. 서문 첫 문장이다. 그녀는 건강심리학자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건강 심리학자라니.. 건강에 심리학이 붙는 학문이 있었다니 눈이 크게 떠졌다.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취미로 요가, 헬스를 도합 17년째 하고 있는 나에겐 특별한 단어로 보인다.


학부에서 박사과정까지 심리학을 공부해 대학 강사가 된 그녀가 22살부터 그룹 운동 강사로도 활동해 왔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첫 에어로빅 강사 오디션에 참가하려고 서 있던 스튜디오 앞 장면을 묘사한 글이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당신도 이런 순간이 있을 것이다. 간절히 바라면서도 너무나 두려웠던 일을 기필코 이뤄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순간. 생각해 보니, 내가 평소 좋아하고 즐기던 여러 운동에서 용기를 배웠기 때문에 도망치지 않을 것 같다. 요가에선,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안전지대 밖으로 나아가는 법을 배웠다. 댄스에선, 시작할 땐 의기소침해지더라도 음악에 맞춰 동작을 취하다 보면 금세 괜찮아질 거라는 낙관적 태도를 배웠다. 그리고 심장을 강화하는 유산소 운동에선, 쿵쾅거리는 심장이 늘 두려움의 징조는 아니라는 사실을 배웠다. 오히려 점점 더 튼튼해진다는 증거일 때도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나도 정말 그랬다.


요가에서 헬스로 넘어오면서도 확신을 가질 수 없는 한가지가 있었다. 힘을 쓴다는 것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세상에는 경험해보지 않고는 절대 모르는 것들이 분명 있는데 나에겐 헬스가 그랬다. 헬스장에서 내가 무게를 칠거라고는 상상해본 적이 없다. 바란 적은 더욱 없었다. 그것도 40대가 되어 숄더프레스 덤벨 무게 올리는 기쁨에 심취하게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덤벨을 양손 각각 2kg에서 8kg까지 올리며 연습한 숄더프레스 덕분에 어깨뽕이 생겼고 상체의 당당함은 선물처럼 따라왔다. 무게를 올려 동작을 이어간다는 행위는 자기초월감을 맛보게 해준다. 운동을 하며 맛 본 자기초월감은 고난을 견디는 능력. 집요하게 달려들고 집중하는 능력. 미래에 투자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능력.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감지하는 능력. 은혜를 갚고 도움을 베풀며 서로 끌어주는 능력.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몸 힘을 썼는데 마음의 힘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힘은 쓸 수록 생겨났다. 내가 4년째 헬스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 관련책- 움직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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