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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정신력보다 체력

헬스를 향한 나의 애틋함

by 서가앤필


하체운동은 여전히 힘들다. '운동하기 싫은 날엔 하체를 해라'라는 말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그 말의 의미는 이렇다.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까지 골고루 자극을 주고 나면 내가 언제 운동이 하기 싫었나? 싶은 정도로 정신이 번쩍 든다. '운동이 하기 싫다니~! 정신 차려~!' 누가 나에게 이러는 것만 같다. 거기에다가 레그프레스까지 두 발과 엉덩이의 힘으로 밀고 나면 세상 속 고민이 아주 하찮게 느껴진다. 과연 이 무게보다 세상에 무거운 게 있었나 싶은 생각마저 든다.


인간을 정신과 육체로 나눌 수 있다면 무엇이 더 나에게 가까울까? 여태껏 정신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래서 마음공부가 더 중요하다고 믿으며 심리학, 정신학, 철학책까지 읽어대곤 했다. 정신력만 있으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 착각하던 시기였다. 정신 근력을 위한 독서는 아무리 읽어도 제자리걸음 같은데 몸 근력을 위한 운동은 그날 당장 평안을 가져다줬다.


사무실에서 정신 사나운 일을 겪고 돌아온 날, 억지로라도 신발을 신고 헬스장으로 간다. 바벨을 들고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를 깨작거리고 오면 머리가 맑아졌다.


내가 헬스장을... 아니 헬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책을 읽고 성장하는 것은 보이지 않으니 더디게 느껴졌지만 몸은 달랐다. 체력으로 보상해 줬다. 지난주 글쓰기 모임에 오랜만에 참석한 지인이 날 보며 말했다.


"은희 님의 바지런함과 실행력은 체력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활력 있게 보인다면 분명 체력 덕분이다. 나 자신만 느끼는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보이는구나 싶었다.


<운동의 참맛> 속엔 어느 직장인의 헬스 예찬론이 그득하다. 그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확신하는 일은 몸을 움직이는 일뿐이라고 한다. 김민진 작가의 헬스를 향한 애틋함을 함께 나누며 마무리한다.


'육체가 자아내는 감흥은 형언하기 어렵고, 그 느낌을 입에 올리는 순간 금세 소멸하고 말지만 난 계속해서 헬스가 주는 느낌을 글로 적어볼 생각이다. 헬스를 향한 나의 애틋함을 최대한 정확하게 써내서 몸을 가꾸는 즐거움이 많이 사람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관련책 - 운동의 참맛(브런치스토리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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