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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힘든 하루였으니까 이완연습

by 서가앤필

<힘든 하루였으니까 이완 연습>, 박유미, 2020, 자기만의 방



'파김치 직장인을 위한 43가지 처방전'이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 이 책은 작고 귀여워서 자꾸만 잡고 싶어지는 책이에요. 색연필로 칠한 듯한 일러스트 그림도 함께 있어서 넘겨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그런데 작고 귀여운 이 책이 눈에 들어왔던 이유는 전혀 색다른 곳에 있었어요. 바로 작가님이 자신의 소개를 정성스레 담아 놓은 서문 때문이었는데요. 작가님은 자신을 '예술 심리상담가'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예술 심리상담가라고 들어보셨어요? 대체 예술 심리상담가란 뭘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대학원에서 심리를 전공해서 그런지 누군가의 이력에 '심리'라는 내용만 들어가면 한번 더 주의 깊게 보게 되는 습관이 있어요. 직장을 다니면서 공부한 야간 대학원생이라 연구를 주목적으로 하는 전업 대학원생만큼은 깊이 있게 공부를 못 했지만 그래도 심리 분야는 제 삶에서 꽤 큰 지분을 담당하고 있거든요.


박유미 작가님은 예술, 특히 움직임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동작치유사'시래요. 고여 있지 않고 늘 깨어 있고 싶어서 마인드플로우라는 회사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요. 마음(Mind)에 흐름(Flow)이라는 정체성과 움직임(Flow)이라는 역동성을 더해 만든 이름이래요. 이름 하나에도 이렇게 고유한 정체성을 부여했다니 서문부터 막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심리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신문사에서 인턴을 하다가 IT 기업에 입사했대요. 눼에? 과거 직장인이셨었다고요? 어쩐지 책의 부제부터가 '파김치 직장인을 위한 43가지 처방전'이더라니 작가님의 이력이 예사스럽지 않네요.


회사 생활에 고민이 많던 작가님은 3년 차에 더 나이 들면 공부하려고 아껴두었던 '심리상담'과 취미로 즐기던 '무용'이 어우러진 무용동작치료를 알게 되었대요. 홀린 듯 관련 대학원 준비를 하고 합격한 후 4년을 꽉 채워 다닌 회사를 망설임 없이 퇴사했다는데요. 그렇다면 과거 직장인이 현재 직장인을 위해 전해주는 이완 연습이라는 거잖아요.


이쯤 되면 이 책을 왠지 끝까지 읽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자세를 고쳐 앉게 돼요. 오늘은 이 책 때문에 운동 가기는 다 틀렸거든요.


그러면서 이어지는 문장...


"나이 들수록 빛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하아... 작가님은 심리와 무용이 어우러진 직업을 선택하면서 나이 들수록 빛나는 일이라고 판단을 하신 듯 해요. 단 하나의 이 문장 때문에 헬스장을 갈까말까 고민하면서 읽고 있던 중에 '오늘은 이 책을 계속 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의자에 제대로 눌러앉아 버립니다.


퇴사 전 마지막으로 받은 인센티브를 대학원 학비에 모조리 털어 넣고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하는 작가님이 소개해 주는 몸 이완 여행, 함께 해 보시겠어요?



* 책 속 건강팁 1가지를 꼽으라면?

"제삼자를 바라보듯 내 몸을 관찰하며 이완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마음도 그렇게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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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6월(예정)에 출간될 저의 3번째 책에 들어갈 책 소개 글들을 하나씩 모아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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