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 게 좋아
결혼할 때 혼수품에 그릇세트는 필수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릇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이쁜 찻잔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면 늘 신기했다. 나에게 좋은 그릇이란 단순히 사용하기 편한 것. 요즘은 조금 달라졌지만, 여전히 실용적인 그릇만을 고집한다.
한때는 마음 수양 삼아 도예도 배워봤다. 그릇 만들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 좋은 그릇은 저절로 탄생하지 않는다는 교훈만 얻고 결국 포기했다. 과연 내 마음의 그릇은 어떤 모양일까? 종지만 한 작은 그릇일까, 아니면 넉넉한 대접일까? 세상 사람들은 그릇의 크기에 따라 복이 채워진다고 한다. 나의 내면의 그릇은 어떤 크기와 모양을 하고 있을까?
책을 읽는 이유는 단순하다. 나보다 앞서 걸어온 선배들에게 배우기 위해서다. 직접 만나지 못해도 책을 통해 그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생각, 사고방식,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세상은 놀랍도록 풍요롭다. 수많은 좋은 것들이 우리 주변에 숨겨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느끼지 못하고, 깨닫지 못해 손에 닿지 못한다. 사실 손을 조금만 뻗어도 원하는 모든 것을 만지고 느끼고 가질 수 있다.
독서와 글쓰기는 느끼고, 만지고, 깨닫기 위한 여정이다. 글을 쓰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흩어진 생각의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창조의 작업이다. 독서, 산책, 명상, 글쓰기. 이 네 가지는 나의 지성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넓혀간다. 시선은 점점 높아지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새로운 키워드를 찾아가는 이 여정은 나의 성장촉진제다. 세상이 준비한 모든 좋은 것을 누리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산책을 하고, 명상을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