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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의 무게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02(D+352)

by 서강



남의 좋은 점을 발견할 줄 알아야 하고, 남을 칭찬할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런 행동을 통해서 우리는 그들과 동등한 인격자로 성장할 수 있다. 괴테의 이 말을 읽으며 나는 문득 멈춰 섰다. 깨달음이란 게 그런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계시 같은 게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불쑥 고개를 드는 작은 울림이다.


나는 오랫동안 지혜로운 삶이란 거창한 무언가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착각이었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먼저 남의 좋은 점을 발견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는 너무나 쉽게 남의 허물을 본다. 남의 실수를, 남의 부족함을 본다. 그리고는 그것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안도감. 하지만 그런 시선은 우리를 동등한 인격자로 만들어주지 못한다. 오히려 우리를 더 작게 만든다.


니체는 말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삶 그 자체가 아니라 삶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지혜로운 해석이란 결국 타인의 빛을 알아보는 일이 아닐까. 그들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진심으로 칭찬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들과 동등한 높이에 서게 된다.


생각이란 씨앗과 같다. 어떤 생각을 심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정원이 달라진다. 만약 내가 매일 누군가의 좋은 점을 발견하려 애쓴다면, 내 생각의 정원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칭찬과 존중의 꽃들로 가득할 것이다.

오늘 만난 사람의 작은 친절을 알아보는 것, 동료의 성실함을 인정하는 것, 가족의 배려를 기억하는 것. 그런 작은 발견들이 쌓여서 우리는 조금씩 성장한다. 동등한 인격자로.


오늘도 나는 누군가의 좋은 점을 발견하려 애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말로 표현할 것이다. 칭찬이 어색하더라도, 내 마음이 서툴더라도. 왜냐하면 그것이 지혜로운 삶을 향한 가장 확실한 한 걸음이라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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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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