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09(D+359)
필사 노트를 덮으며, 괴테의 문장이 귓가에서 맴돌았다. "옳다고 믿는 일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실행할 힘을 갖고 있다." 이 문장이 마치 내 곁에 앉아 나를 조용히 꾸짖는 것만 같았다. 따뜻하지만 단호한, 그런 목소리로.
나는 생각보다 행동이 빠르다.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행한다. 망설임이 적고, 실천력은 뛰어나다. 이 성향 덕분에 많은 일을 해냈고, 남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라고 물을 때면 은근히 뿌듯했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하는 부분이 빈약했다는 것이다. '이게 정말 옳은 일인가?'를 깊이 고민하기 전에 이미 발을 내딛고 있었다. 결과는? 좋지 않을 때도 많았다. 옳고 그름의 판단에서 오류가 발생했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내 몫이 되었다.
괴테는 말했다. 옳다고 믿는 일에 대해 실행하라고. 그런데 나는 그 앞의 단계를 건너뛰었다. '믿음'이라는 확신 없이, 그냥 '느낌'만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오늘, 필사를 하며 그 답을 찾았다. 무슨 일을 할 때, 정말 옳은 일인지를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실천력이라는 나의 무기는 옳은 방향을 향할 때만 빛을 발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본질이 무엇인지? 왜 내가 이 본질에 충실해야 하는지? 이 본질의 가치는 무엇인지? 필사와 글쓰기를 꾸준히 해야 할 가치. 루틴을 지켜야 할 가치. 만학도로 문창과 수업을 듣고 배우는 가치. 내가 아는 부동산, 주식 지식을 나누는 가치. 이 모든 것들의 본질은 무엇일까? 단순히 '잘 보이기 위함'은 아닐까? 진짜 가치가 있어서 하는 걸까, 아니면 무언가를 증명하고 싶어서 하는 걸까?
나는 이상하게도, 누가 먼저 달라고 하면 주기 싫어진다. 스스로 마음이 나면 주라는 말을 안 해도 막 퍼준다.
나에게 목적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의 문이 닫혀버린다. 아마 누구나 그럴 것이다. 순수하지 않은 관계, 거래적인 접근은 본능적으로 거부하게 되니까.
그러다 문득, 반성 모드로 돌입하게 되었다. 나는 과연 그러지 않았을까? 내가 지식을 나눈다고 할 때, 정말 순수한 마음이었을까? 부동산과 주식 이야기를 할 때, 혹시 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없었을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과,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 그 경계는 생각보다 흐릿했다.
오늘은 나를 탐색해보려 한다. 나를 분석하고,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살 것인지를 알아차리는 시간. 행동이 빠른 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그 행동이 옳은 방향을 향할 때만 의미가 있다.
이제는 멈춰 서서 생각해야 한다.
'왜 이 일을 하는가?'
'이것이 정말 내가 믿는 옳은 일인가?'
'본질에 충실한 선택인가?'
괴테는 내게 꾸짖음을 주었다. 그리고 동시에 답도 알려주었다. 믿음 없는 실천은 헛수고다. 하지만 확신이 있는 실천은 세상을 바꾼다. 이제 나는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깊이 생각하며 살아가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깨달음들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공감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필사는 나를 성장시켰다.
당신은 생각과 행동, 어느 쪽이 더 빠른가요? 그리고 그 속도가 당신을 올바른 곳으로 데려가고 있나요?
필사로 내면 다지기 오픈 톡방에서 함께 내면을 다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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