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10(D+360)
한자 人(사람 인)을 물끄러미 들여다보았다. 두 획이 서로를 향해 기울어져 있었다. 혼자서는 설 수 없는 기울기였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야만 비로소 '사람'이라는 글자가 완성되었다.
상처받은 사람들은 고립을 선택한다. 나도 그랬다. 사람 때문에 아프니 사람을 멀리하면 되리라 생각했다. 담을 쌓고, 문을 걸어 잠그고, 혼자만의 안전한 성을 쌓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성 안은 고요했지만 적막했고, 안전했지만 텅 비어있었다.
결국 깨달았다. 인간은 더불어 사는 존재라는 것을. 신은 천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을 통해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는 것을. 내 잘못도, 고쳐야 할 점도, 배워야 할 것도 모두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는 것을.
그런데 우리는 늘 남의 눈에 있는 티는 잘도 본다. "저 사람은 왜 저러지?"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손가락질하고 판단하기 바쁘다. 정작 내 눈에 박힌 들보는 보지 못한 채. 남의 허물은 티끌처럼 작아 보이고, 내 허물은 들보처럼 큰데 말이다.
인간관계가 흐트러지는 지점이 바로 거기였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판단하려 들 때. 내 기준으로 재단하려 할 때. 서로 기대어 서야 할 두 사람이 등을 돌리고 서로를 밀어내는 순간, 人자는 무너진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배운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치유된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비로소 사람이 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서툴러도 괜찮다. 중요한 건 서로를 향해 기울어지려는 마음, 함께 서려는 의지다.
오늘도 누군가 내게 기대어 선다. 나도 누군가에게 기대어 선다. 그렇게 우리는 人자를 이루며 살아간다. 불완전하지만 아름다운, 외로울 수 없는 공동체 안에서.
필사로 내면 다지기 오픈 톡방에서 함께 내면을 다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