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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독 사이에서 나를 찾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 #16(D+366)

by 서강

사람들은 외로움을 피하려 애쓴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건 고독을 받아들이는 용기다. 인간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나'와 함께한다. 외로움(loneliness)과 고독(solitude)은 비슷한 것 같으면서 한 끗 차이다. 외로움의 시선은 바깥을 향한다. 누군가 나를 채워주길 기다리는 수동적 갈망이다. 반면 고독의 시선은 안을 향한다. 스스로를 마주하는 능동적 선택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건 외로움이 아니라, 자신과 단둘이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무능함이다.


나는 한때 주말마다, 심지어 평일까지도 사람을 만나러 나갔다. 사람을 좋아했고, 관계 속에 있을 때 살아있다고 느꼈다. 커피 한 잔, 술 한 잔을 핑계로 약속을 잡았고, 빈 캘린더를 견딜 수 없어 일정을 채워 넣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이 사라졌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나를 채우는 시간이라 착각했지만, 실은 나를 소진시키는 시간이었다.


전환점은 외로움과 고독의 차이를 사색하면서 찾아왔다. 만남을 하나씩 정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늘렸다.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했다. 하지만 고독을 "씹고 즐긴다"는 표현의 깊은 의미를 점차 깨달았다. 나를 가장 냉정하게 배신하는 사람도 나 자신이지만, 나를 가장 열렬히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도 나 자신이었다. 내면의 나와 대화하기 시작했다. 필사를 하며 문장을 곱씹고, 사색하며 생각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제야 알았다. 진정한 연결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과의 연결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고독은 외로움의 해독제가 아니다. 고독은 나 자신과 맺는 가장 깊은 관계다. 사람들은 혼자 있는 걸 두려워한다. 하지만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세상의 소음이 아닌, 내 안의 울림을. 외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누군가를 찾아 헤맬 게 아니라, 고독 속에서 나 자신을 찾아야 한다. 그 안에서 발견한 나와 친해질 때, 비로소 타인과도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당신은 오늘 자신과 얼마나 대화했는가?

KakaoTalk_20251114_082143740_01.jpg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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