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망한다

[필사 447일]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32

by 서강

손을 펴는 순간, 비로소 시작되는 삶의 선순환

우리는 무언가를 손에 쥐고 있어야만 안전하다고 느낀다. 돈, 명예, 관계, 혹은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까지. 그것들이 나를 지탱하는 힘이라 믿으며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움켜쥔다.


하지만 헤르만 헤세는 우리에게 나직이 건넨다.

때로는 그 손을 놓아버릴 때, 비로소 인간은 진정으로 강해질 수 있다고.


막힘은 고통을 부르고, 흐름은 생명을 부른다

한때 나는 '기가 막힌다'는 말을 그저 황당한 상황을 일컫는 관용구로만 알았다.


하지만 몸이 무너져 내렸던 어느 날, 나는 그 말의 물리적인 공포를 실감했다. 기(氣)가 막히면 정말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고, 입술조차 뗄 수 없게 된다.


우리 몸을 가만히 들여다보라.


인간은 들숨과 날숨, 섭취와 배설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존재한다. 들어온 것이 나가지 못하면 독이 되고, 나가지 못한 것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진다.


삶도 이와 다르지 않다.


생각과 감정, 그리고 욕심을 내 안에 가둬두기만 하면 마음의 길은 순식간에 막혀버린다. 잘하고 싶다는 조급함에 나서지 않아도 될 자리에 서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보태며 스스로를 소모했던 시간들. 그 모든 것이 결국 내 삶의 선순환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회복은 더 많이 소유하는 데 있지 않았다.


꽉 막힌 통로를 뚫고, 고여 있던 것들을 흘려보내는 결단에서 시작되었다. 비워내야 비로소 맑은 기운이 차오른다는 이 단순한 진리가 나를 다시 살게 했다.


필사, 마음의 주먹을 펴는 시간

많은 이들이 필사를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필사는 반대다.

필사는 손바닥에 땀이 나도록 쥐고 있던 고집과 욕심을 종이 위에 '내려놓는 행위'다.


펜을 쥐고 문장을 천천히 따라 쓰다 보면 내면의 질문이 고개를 든다.

'나는 지금 무엇을 놓지 못해 괴로운가?'

'내가 쥐고 있는 이것이 정말 나를 강하게 만드는가?'


필사는 내 삶에 낀 불필요한 거품을 걷어내고, 내가 끝까지 지켜야 할 본질과 이제는 작별해야 할 허상을 구분 짓게 돕는다.


잘 쓰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그저 문장을 따라가며 내 마음의 근육에 힘을 빼는 연습이면 충분하다.


[오늘의 문장]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자신을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때로는 놓아주는 것이 그대를 더 강하게 만든다." - 헤르만 헤세


[오늘의 실천]

지금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욕심 하나만 골라보자. 그리고 오늘 문장을 쓰며 그 마음을 종이 위로 흘려보내자. 내가 놓아주어야 내 삶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당신을 향한 초대]

거창한 인문학적 식견이 없어도 괜찮다. 글씨를 예쁘게 쓰지 못해도 괜찮다. 그저 막힌 삶의 흐름을 뚫어주고 싶다는 작은 마음 하나면 족하다. 필사는 완벽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해지기 위해 하는 것이니까.


놓아줄수록 삶은 의외로 더 매끄럽게 돌아간다.


오늘 이 문장을 함께 쓰며, 당신의 손바닥에 맺힌 긴장을 잠시 풀어보는 건 어떨까.


[마지막 한마디]

이 글을 읽고 마음이 움직였다면, 오늘 단 한 줄이라도 직접 써보길 권한다. 필사의 기쁨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당신의 첫 문장을, 그리고 그 문장 속에서 펼쳐질 당신만의 이야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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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203_101815078_01.jpg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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