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449일]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34
헤르만 헤세의 문장을 옮겨 적다 말고 나는 펜을 놓고 말았다.
"그대의 영혼은 하나의 완전한 세계이다."
이 문장을 쓰는 순간, 묘한 위화감이 밀려왔다. 내 영혼이 정말 하나의 세계라면, 지금 그곳은 어떤 풍경일까. 나는 눈을 감고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정갈한 정원도, 고요한 호수도 없었다.
남들이 '좋다'라고 말하는 것들, 세상이 '성공'이라 부르는 기준들, 타인의 취향을 흉내 낸 장식품들이 무질서하게 쌓여있는 전시장이 보였다. 내 영혼인데, 정작 내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나는 나를 돌보는 대신, 남에게 보이기 좋은 나를 전시하느라 내면을 온갖 '타인의 쓰레기'로 채우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내 영혼의 주인이 아니라, 전시 기획자에 불과했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나답게 살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신의 오늘 하루를 들여다보라. 당신이 내린 선택 중 진짜 당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몇 개나 되는가.
아침에 고른 옷, 점심에 먹은 음식, SNS에 올린 사진 한 장. 어쩌면 그 모든 것이 '남들 보기에 괜찮은가'라는 기준으로 선택되지 않았는가.
나답게 산다는 것은 불타는 의지로 세상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쌓인 타인의 기준들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버리는 '비워냄'이며, 그 빈자리에 남은 진짜 나를 집요하게 관찰하는 '연구'다.
연구가 없는 삶은 복제품에 불과하다. 내가 무엇을 할 때 힘이 빠지는지, 어떤 문장을 읽을 때 가슴이 뛰는지, 어떤 소음이 내 영혼을 갉아먹는지. 이런 것들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봐야 한다.
그 세밀한 연구의 도구가 바로 '필사'다.
필사는 단순히 글자를 옮겨 적는 노동이 아니다.
한 문장을 천천히 쓰다 보면,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타인의 목소리가 잦아들고, 비로소 내 안의 결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 나는 이런 단어에 머무는 사람이구나."
"이 문장은 도저히 내 마음이 동의하지 않는구나."
"이 표현은 내가 평생 하고 싶었던 말이었구나."
이런 작은 깨달음들이 쌓일 때, 영혼이라는 전시장에는 타인의 쓰레기 대신 당신만의 고유한 별들이 뜨기 시작한다.
글을 잘 쓸 필요는 없다. 철학을 공부할 필요도 없다. 그저 하루 한 문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천천히 옮겨 적어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펜을 쥐고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는 동안, 당신은 비로소 당신의 영혼과 대화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필사로 내면 다지기' 오픈방은 당신의 영혼을 화려하게 꾸미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이라는 완전한 세계를 방해하는 것들을 함께 걷어내는 동료가 되어준다.
혼자서는 막막할 수 있다. 무엇을 필사해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수 있다. 괜찮다. 누구나 처음에는 그렇다. 하지만 함께라면 다르다.
한 문장을 쓰고, 그 문장에서 발견한 나를 나누는 일. 그 소박하고도 깊은 여정을 함께할 사람들이 여기 있다.
당신의 영혼은 이미 완전하다. 다만 지금은 타인의 것들로 잠시 가려져 있을 뿐이다.
이제 그 전시장을 닫고, 당신의 세계를 시작해 보지 않겠는가?
첫 문장을 쓰는 순간, 당신은 이미 당신의 영혼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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