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시리 사랑한데이
이른 아침, 액정 위로 반짝이는 친구 이름 세 글자에 마음의 빗장이 스르르 풀린다.
사우나 가는 길, 신호를 기다리다 '감사합니다'를 읊조렸더니 내 생각이 났단다. 용건도, 계산도 없이 그저 "네 생각이 났어"라는 그 담백한 목소리. 아무 계산서가 없는 그 경쾌한 울림은, 필요할 때만 당겨 쓰는 인맥의 무게와는 결이 다르다.
우리는 서로 "엄청시리 사랑한데이" 하면서 안부를 마쳤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자신이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사람과, 그냥 나를 떠올려주는 사람. 그 차이는 종이 한 장이지만, 마음에 닿는 깊이는 하늘과 땅이다.
그러다 문득,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물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허물을 잣대질하며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려 드는가. 남의 눈 속 티끌을 찾아내느라 정작 내 눈을 가린 들보는 보지 못한다. 타인을 평가하는 마음 바탕에는 사실 '나를 보지 못하는 불안'이 깔려 있다.
진정한 기도는 무릎을 꿇는 자세가 아니라, 시선의 방향을 나에게로 돌리는 결단이다. 내 안을 똑바로 들여다보는 것. 그 불편한 시선을 피하지 않는 것. 그것이 기도고, 그것이 수행이다.
내 마음의 얼룩을 먼저 닦아낼 때 비로소 타인의 존재도 온전한 풍경으로 들어온다.
닦아야 할 것은 언제나, 나 자신이었다. 내가 단단해질 때 비로소 "생각나서 전화했어"라는 말 한마디가 누군가의 아침을 구원하는 기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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