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좁혀질 수 있을까?
조카딸과 아들의 혼사를 앞두고 온 가족이 횟집에 모였다. 예비사위, 예비 며느리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회를 먹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하나 둘 취기가 오르자 이야기꽃이 피었다. 2차는 우리 집에서 마시기로 했다. 예비사위가 호빗이라는 말을 하니 아이들이 까르르 한바탕 웃음바다가 된다. 영문을 모르는 어른들은 웃음 밖으로 밀려났다.
얼른 눈치를 챈 나는
"호반써밋을 줄여서 '호빗'이란 뜻이구나."
내 말에 더욱 커진 웃음소리가 식당을 가득 메운다.
"왜 아파트 이름을 줄여서 호빗이라고 한 게 아니야?"
예비 며느리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어머니,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소인이 있는데 호빗이에요."
세대 간 언어 장벽은 너무 높다. 나름 젊은 층이랑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데도 역시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벽은 장대보다 높다.
집에 있는 양주, 공보가주, 맥주 등 술이란 술은 총출동시켰다. 화기애애한 술자리는 무르익었다. 평소 열 시면 잠자리에 드는데 루틴이 무너졌다. 새벽 2시, 일부 손님을 배웅하고 잠든 건 잠시. 여섯 시에 눈이 떠졌다. 아침에 남은 가족 배웅을 마치고 도서관을 찾았다.
도서관에서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는데 호빗이 아닌 호빗족이 등장했다. 세대 간의 격차를 느끼게 한 이 호빗이라는 놈이 또 등장을 하다니, 궁금증을 자극시켰다. 검색을 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61cm-20cm 신장의 소인국 부족이라고 설명을 한다.
이렇게 또 하나를 알아간다. 인생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다.
MZ 세대와 기성세대 사이 세대 차이란 벽은 높아 보여도,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우리 부모님들도 이런 기분이었지 않을까, 하지만 지금은 검색만 하면 답을 알려준다. 얼마나 좋은 시대에 살고 있는지 실감한다. 이 또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