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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라고 모두 눈(雪)을 좋아할까?

추위를 심하게 타는 강아지도 있지 않을까,

by 서강


계절을 느끼는 반려견 똘이와 신이


겨울바람 쌩쌩 부는 아침, 신이와 똘이는 창밖만 바라봅니다. 평소라면 산책 소리에 달려와 꼬리를 흔들던 녀석들이 요즘따라 이상하네요. 산책 준비를 하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 밑으로 숨어버립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침, 저녁 산책은 똘이와 신이의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신이와 똘이는 산책 준비하는 모습만 보면 쪼르르 달려오곤 했지요. 산책 시간도 제멋대로 바꾼다고 반란을 일으키던 녀석들이었는데, 요즘은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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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의 변화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 반려견들은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던 거예요.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입김, 앙상한 나뭇가지, 차가운 바람. 신이와 똘이는 이미 겨울을 알아챘나 봅니다.


살짝 걱정이 되었어요. 산책의 루틴이 깨지면 스트레스받지 않을까 하고요. 하지만 하기 싫다고 표현하는데 억지로 루틴을 지키려고 하는 게 더 스트레스라는 것을, 우리 아이들은 추운 날씨를 피해 스스로 집 안에 머무르는 현명한 선택을 했으니까요. 원하는 대로 따라주는 게 건강 비결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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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게 배우는 지혜


때로는 반려동물이 사람보다 더 지혜로울 수 있다는 걸 배웁니다. 신이와 똘이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자신의 뜻을 전합니다. 겨울 산책을 거부하는 모습에서 오히려 안도감을 느낍니다.


창밖의 차가운 바람 소리를 들으며 생각합니다. 똘이와 신이는 창밖을 보며 빨리 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이 겨울을 즐기겠지요. 따뜻한 이불 속에서 코만 빼꼼 내민 신이와 똘이를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가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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