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 시계는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다. 황금 같은 주말 아침,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콤한 이불속에서 꿈을 이어갈 시간에 나는 왜 눈을 비비며 일어나고 있을까? 한 달에 두 번, 토요일 아침 7시에 모이는 독서모임. 그곳에 가기 위해 새벽잠을 설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지식 습득이라면 인터넷에 넘쳐나는 정보로도 충분할 텐데,
"뜨거운 열정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차갑고 공허할까?"
우리는 지식을 위해 무려 16년이라는 긴 시간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치며 공부한다. 자기 계발서는 지식보다 지혜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끊임없는 도전을 요구한다. 하지만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말했듯, 지혜와 지식만으로는 우리의 삶을 온전히 채울 수 없다. 그것들에는 삶을 데울 온기가 부족하다.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 진정한 힘은 다름 아닌 '열정'이었다.
매일 아침 필사와 낭독이 내 루틴이 되기까지, 그것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누구나 할 수 있는 필사와 낭독이지만, 아무나 하지는 않는다. 설령 한다 해도 일상에 녹여내는 이는 극소수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 마음이 '동(動)'해서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살이는 모두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진실로 다가온다.
평생교육원의 프로그램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배우고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곳에 '가기까지'가 문제다. 바로 열정이 있어야 몸이 움직인다. 어떤 자리에서든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누구나 참여는 가능하지만, 아무나 배우지는 못한다.
미세먼지가 자욱하디. 출근길에 마스크를 챙겨야겠다. 나무, 강, 구름, 하늘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온몸으로 미세먼지를 받아낸다. 누구를 위한 몸부림일까? 바로 우리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눈물 나게 감사한 일이다. 누가 나를 위해 저런 희생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태양은 온몸을 던져 미세먼지와 맞서는 나무, 강, 구름, 하늘을 응원한다. 그 상생하는 모습이 얼마나 조화로운지 아름답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자연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듯, 나 또한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라 살아가고 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정이 우리의 일상을 바꿀 힘을 준다. 무슨 일을 시작하려 해도, 마음에 열정이 생겨야 가능하다. 열정은 지식과 지혜를 뛰어넘는 삶의 원동력이다. 침대를 벗어나게 해 주고, 책을 펼치게 하며, 새로운 도전으로 이끈다. 열정이 있는 곳에 성장이 있고, 열정이 사그라진 곳에 정체가 있다.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는 각자의 열정이 잠들어 있다. 그것을 깨우는 일, 그것이 바로 진정한 삶의 시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