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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향기

내가 하는 말은 향기일까, 악취일까?

by 서강

내가 하는 말은 향기일까? 악취일까?

내가 하는 말은 향기일까? 악취일까?


뭐가 그리도 바쁜지 하루에 한 번 하늘과 마주하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하늘 모습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기다 보니, 습관처럼 마주하게 된다. 파란 배경에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다. 마치 하늘 혼자 외로울까 봐 말벗을 하고 있는 것처럼, 하늘과 구름의 다정한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입에서 나오는 말도 저 하늘처럼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제 아침, 친구가 보낸 카톡, 짧은 내용 속에 담긴 진심이 고요하던 마음의 호수에 풍랑을 일으켰다. 가슴 깊은 곳에 꼭꼭 숨겨두었던 감정이 손쓸 틈도 없이 분출 헸다. 진정한 위로란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감동의 전율이 흘렀다.


우리는 모두 생산자이자 소비자다. 유튜브 채널 하나만 개설해도 누구나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시대. 하지만 많은 이들이 도전하지 않을 뿐이다. 말도 마찬가지다. 우리 모두는 말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생산해 낼 것인가? 독이 될 말을 뱉을 것인가, 약이 될 말을 건넬 것인가?



김종원 작가는 지혜롭게 배려하며 전하는 세 가지 조언의 기술을 이렇게 정의한다.

1. 고통을 완화하는 표현을 찾아라.

2.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표현을 찾아라.

3. 그를 나아지게 만들 표현을 찾아라.


어떤 때는 어설픈 위로보다 침묵이 더 값지다. 묵묵히 들어주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순간이 있다. 말이란 예술 작품이 될 수도, 악취를 풍기는 흉물이 될 수도 있다.


매일 아침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산과 강, 나무와 하늘, 새와 바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특히 태양을 바라보며 깨달은 것이 있다. 일출과 일몰은 적외선이라 인간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지만, 중천에 뜬 해는 자외선이라 직접 응시할 수 없다고 한다. 자연의 이 섬세한 배려가 새롭게 느껴진다. 응시할 시간을 주고, 응시하지 못할 시간도 정해주는 태양의 배려.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상대의 마음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상대를 배려하는 말, 상대의 마음을 알아주는 말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오늘도 사람이나 사물의 마음을 헤아리며, 그들이 원하는 말을 해주는 그런 하루를 살아내고자 한다.


뜨는 해, 중천해, 저무는 해를 보면서 배려를 배운다.

내 말이 누군가에게는 깊은 밤의 별빛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아침의 햇살이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말의 마법이자 우리가 나눌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아닐까?


KakaoTalk_20250410_081204358_01.jpg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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