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궁금해진다. 빽빽한 나무로 둘러싸인 산속에는 어떤 생명체들이 살고 있을까? 그들은 서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까?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오직 하나, 모든 사물에게 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언어뿐이라는 것이다.
요즘 나는 뇌과학에 푹 빠져 박문호 박사님의 유튜브를 듣고 있다. 알고 있던 것도 체계적으로 정리하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문장이, 필사 전 박문호 박사님 강의 내용과 맞물린다. 이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끌어당김의 법칙이 적용된 것일까?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모든 사물에는 생명이 있다고 나는 믿는다. 심지어 자동차까지도.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처음 나의 손발이 되어 준 자동차를 폐차장으로 보낼 때,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그 마음을 시로 표현했다. 무생물이라 불리는 것들에게도 나는 작별 인사를 건넨다.
푸른 하늘이 더없이 맑고 높다. 하늘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강물도 언제나 소리 없이 흐르고 있다. 저 친구들은 하루 종일 어떤 대화를 나눌까? 그 생명체들에게까지 빛을 보내는 해의 무한한 사랑이 느껴진다.
적절한 표현을 한다는 것은 상대의 마음에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사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가 그들에게 건네는 언어, 그 진심이 닿을 때 세상은 더 풍요로워진다. 언어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어쩌면 그 한계를 정하는 것은 우리의 상상력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모든 존재와 대화한다. 책상 위 볼펜에게, 창밖의 나무에게,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잎에게. 그들은 내 말을 듣고 있다. 비록 대답은 들리지 않지만, 그들과 나누는 소통이 내 일상을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든다.
우리 모두는 언어라는 다리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이 때로는 보이지 않더라도, 우리의 말과 글은 세상의 모든 존재에게 닿는다. 그것이 내가 오늘도 필사를 하고 글을 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