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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 #6, 값싼 시간과 값비싼 행복

by 서강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당신은 대체 어디까지
헛되이 헤맬 생각인가요?
부디 여길 보세요.
좋은 것은 언제나
당신 가까이에 있습니다.

행복은 언제나
그대 눈앞에 있으니
이제는 그걸 붙잡는
방법만 배우면 됩니다.

[훈계]


"오빠, 이 와인 검색해 봐. 이거 다른 마트보다 싼 것 같아!"

"그래, 내가 찾아볼게."

대형마트에서 와인 행사를 하면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연인의 풍경입니다. 저는 그 모습을 풍경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사실 그들이 구매하는 와인은 대부분 3만 원 이하이기 때문에 다른 마트보다 기껏해야 1천 원, 많아야 3천 원 정도 저렴할 뿐입니다. 최대 3천 원 정도 이득을 볼 수 있는 그 일에, 그들은 자신의 시간을 30분 가까이 투자한 셈이죠. 저는 이번에는 그걸 투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들은 "값싼 시간"을 버리는 대신 "값비싼 행복"을 잡았으니까요. 그 연인의 분주한 모습이 저에게는 어떤 예술가도 표현할 수 없는 따뜻한 풍경화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로 십몇 분 만에 그 연인은 서로를 행복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이렇게 결정을 내렸죠.

"좋아, 이게 2천 원이나 싸네. 우리 이거 사자.!"

같은 말도 누가 어디에서 들려주느냐에 따라서 느껴지는 온기가 다릅니다. 시간이 중요하다는 당신의 말도 맞습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소중한 재산입니다. "야, 그냥 사. 뭐 하러 가격을 비교하고 있나?", "고민할 시간에 일을 하면 와인 한 병 더 살 돈을 벌겠다!"라고 말하며 그냥 구입할 수도 있죠, 하지만 괴테는 행복이 언제나 우리 눈앞에 있다고 했습니다.

가끔은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행복의 빈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값싸게 소비하고 대신 값비싼 행복을 손에 쥐는 것도 자신을 위한 따뜻한 선택 아닐까요.


시간은 쓰는 사람의 것입니다
그냥 두면 쓸모없이 사라지죠.
시간을 주타해서 무엇을 살 것인가?
그 답이 내 인생의 방향을 증명합니다.
<김종원 작가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KakaoTalk_20250502_083715303_01.jpg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키워드 : "주변"
깨달음 :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내"주변" 아주 가까이 있다. 내 생각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다. 적용 : 내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기
KakaoTalk_20250502_083715303_02.jpg


필사 후 나의 생각


가까이 있는 파랑새


누구나 한 번쯤 인생의 파랑새를 찾아 먼 길을 떠난다. 훨훨 날개를 펴고 날아오를 희망을 좇아, 먼 산과 넓은 들을 지나며 행복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그 찾던 파랑새가 어디 있었을까?


창가에 앉아 아침 햇살을 맞으며 매일 아침 낙동강이 펼쳐진 멋진 풍경을 보면서도 두 마음이 생긴다. '매일 보니 질리네' 혹은 '매일 이렇게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다니.' 같은 풍경, 다른 마음. 이 작은 차이가 하루의 삶을 결정한다.


어제 비가 그친 뒤 베란다에 놓인 화분에서 작은 새싹이 돋아났다. 며칠 전까지 메마른 흙덩이였는데, 어느새 초록빛 생명이 꿈틀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행복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런 작은 순간에 숨어 있음을 발견한다.


인간의 몸은 하나지만 그 안에 마음 집은 두 개가 있다. 선과 악, 긍정과 부정, 행복과 불행. 매 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 때, 출근길 버스에서 사람들을 마주할 때, 일상의 모든 순간이 선택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격언처럼 의외로 파랑새는 아주 가까이에 있다. 손을 뻗지 않았을 뿐,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내 주변에서 인연도 맺어지고, 내 주변에서 행복도 존재한다. 모든 소중한 것들은 사실 내 곁에 있다.


지난겨울, 수술 후 회복 중인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난다. "창밖 하늘의 구름 한 점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겠어"라고 말했다. 내가 매일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행복이라는 것을.


같은 상황, 다른 생각. 모든 것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어제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식당에는 이름을 적는 종이가 대기표 대신 놓여 있었다. 앞선 손님들의 이름 옆에는 작은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식당 직원이 차례가 되면 치는 표시였지만, 마치 손님들이 써넣은 것처럼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저기, 우리는 왜 아직 차례가 오지 않나요?"

노부부의 목소리가 식당 안을 맴돌았다. 직원은 놀란 표정으로 대기 명단을 살폈다. 그리고 조용히 설명했다. "손님, 동그라미는 저희가 부른 손님을 표시하는 거예요. 직접 치시면 안 돼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노부부의 얼굴에 당혹감이 번졌다. 직원의 목소리에는 가벼운 책망이 실려 있었다. 그 순간을 지켜보며 내 마음속에 작은 파문이 일었다. 예전의 나라면 '규칙을 제대로 보지 않고 행동한 노부부가 잘못이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종이에 그려진 일련의 동그라미들. 충분히 헷갈릴 만했다. 규칙이 명확하게 적혀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이름들 옆의 동그라미를 보고 자연스럽게 따라 한 것뿐이다. 햇살이 스러지는 창가에서, 노부부의 실루엣이 겹쳐졌다. 오해는 그렇게 생겨난다. 같은 동그라미를 보고도 각자 다른 의미를 읽어내는 것처럼. 우리의 하루는 그런 작은 해석들로 채워진다. 필사를 하면서 내 생각이 바뀌니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판단이 아닌 이해로, 비난이 아닌 공감으로. 모든 상황은 바라보는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는 종종 멀리서 행복을 찾지만, 파랑새는 항상 가까이에 있다. 아침 첫 커피 향기, 창가에 내리는 빗방울 소리, 아이의 웃음소리, 길모퉁이에서 마주치는 낯선 이의 미소까지. 손을 뻗어 그 파랑새를 붙잡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나는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하며 오늘을 살아낼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선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파랑새는 이미 내 방 창가에 앉아 노래하고 있다. 귀 기울여 들을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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