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8, 가장 단순한 삶이 가장 단단한 이유
나는 정직하게 살았지만
잘못도 많이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참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하면서 살아왔죠.
인정받을 때도 있었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고민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사기꾼이 되려고도 생각했어요.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건 말도 안 되는 짓이었죠.
내 가슴이 찢어질 듯한 고통 속에서
저는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조금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게 가장 단단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명상 시편]
방향이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괴테가 말하는 정직이란,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한 정직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는 조언이죠. 누구보다 단단한 삶을 살고 싶다면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면 됩니다. 제가 늘 실천하는 사례로 설명하겠습니다.
하루는 상대가 약속 시간보다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저에게 사과했어요. 하지만 저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습니다.
"조금도 미안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덕분에 기다리는 동안 글을 세 편이나 완성했어요. 오히려 감사합니다."
저는 자신에게 이런 약속을 했었거든요. "중간중간 시간이 나면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틈틈이 글을 써서 남기자." 만약 제가 그때 글을 쓰지 않았다면 그를 기다리는 내내 마음에 분노라는 감정만 소비했을 것입니다. 그건 스스로를 망치는 일이죠. 남는 게 하나도 없고요. 하지만 그 시간에 글을 쓴 덕분에 저는 버려질 수 있었던 제 시간을 오히려 활용했고, 상대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만이 답은 아닙니다. 스스로 자신과의 생산적인 약속을 몇 개 만들어보세요. 가장 힘든 순간 그 약속이 여러분의 하루를 단단하게 지켜줄 겁니다.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삶을 살고 싶다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해야 합니다.
내가 나를 믿고 존중할 때
삶은 더 단단해집니다.
<김종원 작가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멈춘 줄 알았지
살아 있었구나
손 안의 작은 사진 한 장
4월의 한라산이
말없이 나를 바라본다
사진은 멈췄지만
내 마음은 걷는다
하얀 구름 따라
창가에 살며시 앉는 산
종이에 남긴 말보다
말을 피워 올린 마음의 등불이
더 뜨겁고, 더 진실하다
정직이란 건
누구를 속여도
내 마음만은 못 속이는 것
말하지 않아도 아는
가슴속 속삭임 하나
그 앞에서 나는
작고 떨리는 진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