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21 잘될수록 인간관계는 좁아지기 마련입니다.
활발하고 착한 사람을 보게 되면
이웃 사람들은 곧 그를 괴롭히려 듭니다.
그가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활동하는 동안
세상 사람들은 때때 그에게 돌을 던지기도 하죠.
그러다가 막상 그가 죽으면
그들은 거액의 기부금을 여기저기에서 모아서
힘든 인생을 살다가 떠난,
그의 삶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를 세웁니다.
하지만 무엇이 우리에게 더 이익일까요?
그 착한 사람을 마음속에서
영원히 보내주는 것이
오히려 서로를 위한
지헤로운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괴테 [활발하고 착한 사람]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나무처럼 그대는 세상을 품으려 했지
맑은 눈빛으로 사람들 마주하며 봄날의 들꽃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세상은 그대의 빛나는 날개를 질투했다
날아오르는 새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듯 사람들은 그대의 발목을 잡았지
그대가 숨 고를 때마다 누군가는 가시 돋친 말을 걸었고
그대가 꿈을 이야기할 때마다 누군가는 비웃음으로 답했다
아,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대가 떠난 후에야 사람들은 비로소 그대를 찾았다
돌을 던지던 손으로 꽃을 바치고 상처 주던 입술로 찬사를 읊조렸다
화려한 비석은 죽은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산 자를 위한 것임을,
그대를 기억하는 방식은 돌비석이 아니라 마음에 심는 작은 씨앗이란 걸,
"사람이 그리워지면 들꽃을 보아라"
그대는 이미 우리 곁에 들꽃으로 피어나 있는데
우리의 못다 전한 사랑인지 못다 한 사과인지,
비석 앞에 큰절하는 것보다
살아있는 동안 작은 미소 한 번 더 짓게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란 걸 이제야 알았다.
외로운 길을 걸어간 그대여,
이제는 마음속에 영원히 머물러도 좋다.
세상을 바라보는 수준이 높아지면
나랑 잘 맞는 소수의 지인만 남는 법입니다.
좁아지는 게 아니라 깊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잘되면 잘될수록,
주변에서 일어나는 싸움도 줄게 됩니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中> 김종원 작가
봄날, 나무는 수백, 수천 개의 꽃을 피웁니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몇 개의 열매만이 남습니다. 나무는 모든 꽃에 열매를 맺게 하지 않습니다. 몇 개의 열매에만 모든 영양을 쏟아부어 그것들을 키웁니다. 사람의 인연도 그러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많은 관계는 사라지고, 단단한 몇 가닥만이 남습니다. 그 몇 가닥은 더욱 강해지고 깊어져 끊어지지 않는 끈이 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경험이 쌓이는 것입니다. 경험이 쌓일수록, 사람은 넓게 보기보다 깊게 보는 눈을 갖게 됩니다. 젊은 날의 눈은 많은 것을 보고자 했으나, 이제는 하나를 보더라도 그 속을 꿰뚫어 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사람은 줄어도, 마음에 담는 사람은 깊어집니다.
성공이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이름이 아닙니다. 화려한 명함을 가진 지인의 수도 아닙니다. 진정한 성공은 소음 없이 서로를 이해하는 몇 사람과의 깊은 관계입니다. 그 관계 속에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눈빛이 있고, 손을 내밀지 않아도 건네지는 온기가 있습니다.
내면이 단단해질수록 주변은 조용해집니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텅 빈 적막이 아닙니다. 깊은 물이 소리 없이 흐르듯, 그 고요함 속에는 깊은 이해와 공감이 흐릅니다. 말을 아끼되 뜻은 깊어지고, 만남은 줄되 정은 두터워집니다.
강물은 얕을수록 소리를 내며. 깊을수록 고요합니다. 사람도 그러합니다. 깊어질수록 주변은 조용해지고, 그 고요함 속에 진정한 교감이 자리 잡습니다. 좁아짐이 아닌 깊어짐의 과정입니다. 사람이 잘되면 잘될수록, 주변의 다툼은 줄고, 이해의 깊이는 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