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 필사@23
일요일, 침대 위에서 꼼짝 못 하고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생각이 멈추고 의지가 사라지는 순간들. 건강했던 평소의 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직 무기력한 육신만이 남았다. 아픈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나에게 속삭였다.
"네가 얼마나 나를 함부로 대했는지 기억하니?"
아파본 사람만이 안다. 건강의 가치를. 몸이 무너지면 세상도 함께 무너진다는 것을. 머릿속은 텅 비었다. 무념무상.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생각마저도 건강한 몸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저 통증과 피로만이 나를 지배했다.
무분별한 비난의 소리를 흘러 가게 두려면 몸이 아프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 그 소리가 들린다는 것은 육신이 건강하다는 신호이다. 그것조차도 감사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창가로 비치는 햇살이 내 얼굴을 어루만졌다. 몇 시간이 지났을까. 누워만 있던 내 눈에 들어온 것은 창밖의 하늘이었다. 매일 보던 그 하늘인데, 오늘따라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AI가 그려낸 완벽한 풍경화보다 더 선명하고 살아 숨 쉬는 하늘이 내 앞에 펼쳐져 있었다.
같은 하늘, 다른 모습. 아침엔 연분홍빛으로, 정오엔 투명한 파랑으로, 저녁엔 타오르는 주황빛으로 변신하며 나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졌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당연한 게 아니었다. 내 몸의 모든 기관들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눈이 보고, 뇌가 인식하고, 가슴이 느끼는 이 순간들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밤새, 나의 모든 장기들이 각자 역할을 잘해줘서 고맙습니다."
내 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이 교차했다. 몸의 상태를 고려하지 못했던 나 자신에게 반성이 밀려왔다. 아픈 몸이 주는 교훈은 분명했다. 온몸으로 세상을 살아내려면 내 몸을 먼저 돌봐야 한다는 것.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숨 쉬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하늘을 보는 것도 모두 특별한 선물이다. 몸이 건강해야 영혼도 춤출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나는 잊고 살았다.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오늘 내게 주어진 이 하루, 그리고 앞으로의 모든 날들을 감사함으로 충실히 살아내리라. 하늘을 볼 수 있는 눈에 감사하고, 숨 쉴 수 있는 폐에 감사하고, 느낄 수 있는 가슴에 감사하며. 아픔이 준 깨달음은, 때로는 우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