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이 오픈을 했다. 세대당 2만 원이면 온 가족이 등록할 수 있다 해서, 막내가 신청을 해두었다. 나는 그걸 며칠이 지나서야 알았다. 그만큼, 몸을 움직인다는 게 마음처럼 쉽지가 않다.
“엄마, 헬스장 안 갈 거야?” 막내가 물었다. 물음표보다 눈빛이 더 단단하게 박혔다. 다이어트보다 지금은 건강이 먼저라며, 운동 안 할 거면 8월에는 등록 안 한다고 협박까지 한다.
가는 길에 농담처럼 “헬스장이 너무 멀다”라고 했다. 단지 안인데, 걸어서 30초도 채 안 되는 거리. 막내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그 웃음에 괜히 나도 웃었다. 정말 농담인데,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나 보다.
생각해 보면, 한때는 운동에 푹 빠져 있던 적이 있었다. 스쿼시, 수영, PT, 필라테스. 운동 스케줄이 하루 일과의 중심이던 시절. 그땐 내 몸을 돌보는 일이 곧 나를 챙기는 일이었다. 지금은, 그 기억조차 희미하다. 오랜만에 들어선 헬스장은 조용하고 깔끔했다.
그 조용함 속에서 잊고 있던 자세들이 하나둘 되살아났다. 막내가 옆에서, “이 자세 기억나?” 하며 하나씩 알려준다. 그렇게 몸이 다시 기억하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며 문득, 내가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사람이 누구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나는 너무 자주, 밖을 향해 살았다. 누군가의 사정에 마음을 주고, 남의 삶을 내 일처럼 여겼다. 그러다 상처받고, 다시 회복하고를 반복, 하지만 정작 내 건강을 걱정해 주고, 말없이 손 내밀어주는 사람은 멀리 있지 않다.
가장 가까운 곳. 내 옆에, 내 가족 안에 있었다. 막내는 오늘도 헬스장 갈 준비를 한다. 강요가 아니다. 함께 오래 걷고 싶은 마음이다. 그 마음 앞에서 나는 가겠다고 말한다.
운동을 하며 나는 나를 다시 돌본다. 그동안 흩뿌려놓았던 마음들을 조금씩 거두어들이는 시간. 나를 아끼는 연습,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