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마, 거긴 안 돼, 절대로~~~

by 서강


퇴근한 막내가 현관문을 열자, 똘이와 신이는 꼬리로 반가움을 그려내고, 앞발로 장난을 청하며, 서커스단 곡에를 하듯 빙글빙글 애교의 끝판을 보여준다.


“막내야, 왜 이제 와. 나랑 놀자~” 하지만 막내는 거실 바닥에 큰 대(大) 자로 드러누워 핸드폰 삼매경. 똘이의 신호는 공기 중으로 흩어지고 만다.


1차 시도, 실패.

2차 시도, 옆에서 손짓 발짓으로 툭툭, 낑낑.

3차 시도, 똘이는 작게 한숨을 내쉰다.


“그래, 됐어. 나도 자존심이 있지.” 뭔가 단단히 결심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막내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흠..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 나랑 놀아주지도 않고, 그래 두고 봐"


그 순간 막내가 던진 한마디에 빵 터지고 말았다. “아놔ㅋㅋ 내가 안 놀아주니까 삐져서 가서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진짜...”


똘이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본다. 눈빛엔 ‘앗, 들켰다’라는 살짝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ㅋㅋ 막내가 웃으며 손을 뻗는다. “미안해, 일루 와, 놀아줄게 ㅋㅋ”


언어는 다르지만, 소통이 된다는 게 기가 막히다. 서로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진정한 교감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인간끼리도 대화가 안 통해서 사니 못 사니 하는데, 반려견의 마음을 읽어내는 막내가 참 기특하다. 결국은 상대에 대한 관심이 관찰로 이어진 결과일 것이다.


똘이는 세상에서 제일 신난 꼬리춤으로 막내 품속으로 파고든다.

“내가 삐진 걸 알아채는 건 막내 너밖에 없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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