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을 꺼내려다

by 서강


<버섯을 꺼내려다>


서강(書江)


라면을 끓이다

야채칸을 열었다


며칠 전 마트에서

괜한 욕심으로 데려온

송이와 표고가

서서히 숨을 죽이고 있다


뽀얀 피부를 자랑하던 송이는

누렇게 떠 있고

탱탱한 표고는

주름진 손등처럼

힘 없이 처져 있다


세월은,

가장 싱그럽던 것도

물컹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버섯도, 나도

스쳐간 세월 앞에서

맥없이 울고 말았다


팔팔 끓는 라면에

버섯 대신

잊고 지낸 시간 한 스푼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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