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의 그림자》

by 서강

《소진의 그림자》


서강(書江)


슬픔을 곱게 갠 수건처럼

마음을 조용히 접어

서랍에 넣어두듯

남에게 건네주기만 했다


다 주고 나니

수건 건네준 손이 텅 빈다

빈 서랍처럼

내 안도 휑하니 비었다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으로

그 자리가 쓰라리다


어디선가 소진의 그림자 하나

그 빈자리에

슬그머니 들어와 앉는다


울림이 있는 나눔을 바랐는데

돌아오는 건

바람소리뿐,


주는 마음이 고갈되기 전에

나를 먼저 채우는 연습도 필요하다는 걸


오늘도 내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본다

"괜찮니?"

"응, 아직은 괜찮아"


소진이라는 말이

이렇게 다정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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